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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데이터] 돌고돌아 혁신비대위원장에 김병준…한국당 혁신 숙제 안은 ‘盧의 남자’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이 됐다. 과거 노무현 정부의 핵심 인사에서 지방선거 참패 이후 붕괴 직전에 놓여 있는 한국당의 새 사령탑이 된 것이다. 그의 정치 이력의 핵심인 ‘균형감각’이 화합과 혁신 두 가지 숙제 앞에 다시 놓인 셈이다.

과정부터 순탄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혁신비대위 구성 준비위원회라는 정당 역사상 초유의 기구를 통해 추천됐다. 후보가 나열됐고 최종 발표 명단에 있던 인물이 고사하는 일도 있었다. 비대위원장을 뽑기 위해 여론조사를 한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당내 갈등 때문이었다. 지선 패배 후 친박과 비박 싸움에다 잔류파와 복당파의 갈등이 폭발했다. 친박은 비박계가 친박을 치려고 한다고, 당권주자로 거론되는 잔류파 의원들은 김성태 권한대행이 ‘월권’을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김성태 대행은 비대위원장 인선에 관여하지 않겠다며, 비대위원장 추천을 준비위원회에 일임했고 추천된 인사로 결정하겠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의원들의 의견수렴 과정에서 대체적으로 무난하다는 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의원들의 선호도는 초선인 김성원, 전희경 의원을 제외하고 선택지가 사실상 김 교수와 박찬종 변호사 두 명인 상황이었다. 박찬종 변호사가 ‘혁신’형이었다면 김병준 위원장은 ‘화합’형 인사로 의원들에게 인식됐다. 준비위 관계자는 “박찬종 변호사가 돌발적인 행위를 할 수도 있다는 기류가 있었다”고 말했다.

과거 노무현 정부 청와대에서 일한 ‘원조 친노’ 인사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직후 ‘관리형 총리’ 후보로 거론될 만큼 균형감각을 지니고 있는 점도 이번 인선의 배경이다.

김 위원장은 김성태 대행의 공언대로, 향후 ‘전권’을 행사한다. 당헌120조에 따라 당 대표의 권한을 그대로 물려받게 됐다. 특히 당 대표가 가진 당헌당규 재개정 권한도 김 위원장이 행사할 수 있다. 하지만 전망은 밝지만 않다. 준비위 관계자는 “총선이 2년이나 남은 상황에서, 인적쇄신은 힘들 것”이라며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반발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비대위 기간도 문제다. 기간을 두고 봉합된 갈등이 다시 폭발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의총에서 비대위의 방향을 보고 시기를 논의하자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다. 당내 당권주자들은 조기 전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3개월이면 비대위 기간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김성태 대행과 비대위 준비위는 당 쇄신 작업이 길어질 것으로 보고 내년 초 전당대회를 생각하고 있다.

절멸 위기의 한국당이다. 한국당은 지난 지방선거에서 17개의 시도지사 선거에서 대구경북에서 두 석을 건졌다. 지난 7월 2주차 한국당 지지율은 17%(리얼미터)이다. 의석 6석 수의 정의당(11.6%)에 쫓기는 상태다. 당장 내일 총선을 치른다면 대구 경북에서만 몇 석을 건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위기의 한국당을, 김 위원장은 구해낼 수 있을지, 그의 묘수에 정치권은 주목하고 있다.

박병국 기자/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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