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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딩크 다시 부르자” 여론속 축구協 쇄신론 거세
한국 국민들이 만들어준 히딩크 전 감독의 대한민국 주민등록증

월드컵 결산, ‘하면 되는데, 안했다’ 지적
10개월전 히딩크 파문, 자기사람 심기?
협회-감독 상명하복, 정실발탁도 쇄신대상
“새 감독, 쇄신된 축협에서 뽑아야” 지적도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히딩크 전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의 한국명은 희동구(喜東丘)이다.

주민등록증까지 나왔다. 이는 히딩크 감독에 대한 사랑이 너무도 깊은 나머지, 한국 국민들이 지어준 이름이고 만들어준 민증이다. 그가 한국인이었으면 좋겠다는 열망을 품고 있다.

많은 국민들은 아직도 그가 한국축구대표팀을 맡아주길 바라고 있다.

다음 두 장면은 묘하다.

#지난해 9월 축구협회는 히딩크 감독 측의 한국감독 제안을 받고도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밝혀져 ‘거짓말 파문’에 휩싸였다. 최근 무산된 스콜라리 감독 영입 과정도 10개월전 히딩크 사태와 닮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순수한 선발과정 이외의 입김이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

#신태용 감독은 러시아월드컵에서 조별리그 예선 탈락한 뒤, 귀국해 마치 호텔리어들이 VIP손님을 맞을때 처럼 축구협회 홍명보 전무에게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했다. 홍명보 전무가 불과 한 살 위이다. 신 감독은 대표팀 운영을 책임지는 독립적 위치에 있는 신분이라, 국민들은 이런 풍경을 목도하고 적잖이 의아해 했다.

두 풍경만으로 보면, 한국 축구감독이 되려면 축구협회의 수족이 되어야만 가능한 건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하게 된다. 물론 상상인데, 심증가는 대목도 있긴 하다.

지금 한국축구는 빠르고 돌파와 체력이 좋은 한국적 축구의 본능을 깨워줄 사령탑을 찾고 있는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떠올려본 상상이 맞다면, 새 감독은 지금 체제가 아닌 새 협회에서 뽑는게 맞다. 축협의 쇄신이 먼저 있어야 하고, 새 사령탑은 나중에 찾아도 된다는 뜻이다.

독일전 승리후 울고 있는 손흥민을 안아주는 기성용 [연합뉴스]

월드컵이 끝나고 대부분 국가의 축구협회는 4년 후 월드컵을 기약하며 기존 사령탑과 결별하고 ‘새 술은 새 부대에’로 표현되는 쇄신에 착수했다.

심지어 일본은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월드컵 개막 2개월을 남기고 전격 경질했고, 스페인은 율렌 로페테기 감독을 조별리그 1차전 직전 갑작스럽게 해임하는 극약 처방까지 내렸다. 16강 탈락의 고배를 마신 아르헨티나는 호르헤 삼파올리 감독과 결별을 선언했다.

두 대회 연속 월드컵 본선 탈락의 아쉬운 성적표를 남긴 한국은 이번 러시아 월드컵에서 전략부재와 실수가 겹치며 2연패 한뒤 독일과 최종전에서 2-0으로 이기면서 전패의 수모를 면했다.

연패 당시 “저 친구 왜 국가대표가 됐나”, “축구협회와 감독은 아무 전략이 없는가”, “기본기도 갖추지 못한 모습의 축구행정은 불임행정인가”, “또 특정 학연을 앞세운 정실 축구인가”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홍명보 감독이 2014년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할때에도 정실 발탁 논란이 국민을 분노하게 한 적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귀를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기존 시스템으로 새 감독을 선임하기 보다는 선수, 전문가, 문체부 등이 함께 새로운 구조를 만들고 새로운 사령탑을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막대한 혈세를 쓰는 기관인 만큼 지금쯤 철저한 감사를 벌일 때도 됐다는 지적이다.

1승2패의 결과는 ‘하면 되는데, 안했다’는 것이었다. 석연찮았던 히딩크 감독 선임 불발 문제가 10개월만에 다시 불거지고 있는데, 행여 ‘자기 사람 심기’ 차원이었다면 이는 문체부의 철저한 감사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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