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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탐색] “한잔하신 우리아빠, 오늘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
'취객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라고 적힌 안내 포스터. [사진=김성우 기자/zzz@heraldcorp.com]

-취객에 몸살 앓는 지하철역사 포스터 눈길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오늘은 안전하게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세요. (Use the elevator when you‘re drunk.)”

베이지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써진 문구. 그 옆에는 왼손에 소주병을 들고 볼이 빨갛게 물든 남성이 에스컬레이터 벽에 기대고 있는 그림이 함께 그려져 있다.

이 포스터는 에스컬레이터가 위험하다고 경고하며, 음주 후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길 종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서울 지하철 7호선의 한 역사에 부착돼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보통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장애인과 노인, 임산부 등 노약자들이 탑승하는 용도다. 만취상태인 취객들은 노약자용 엘리베이터에 탑승을 권유받을 정도인 셈이다.

한 역사 관계자는 “취객들로 인한 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순찰을 돌다가도 취객이 보이면 어디로 불똥이 튈지 몰라 조마조마한 심경”이라고 하소연했다. 

지하철 취객을 도와주는 지하철 보안관. [헤럴드경제DB]


14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하철 등 대중교통 업계는 몰려드는 취객들의 진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취객들은 지하철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ㆍ사고의 피해자가 된다. 승강장 추락사고의 약 70% 가량은 취객들의 부주의에 의해 발생하는 사고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수 서울시내 역사에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며 추락사고 문제는 상당수 해결됐지만, 여전히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에서의 사고, 또 탑승시에 문에 끼이는 사고 등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폭행 사건도 상당하다.

서울교통공사가 집계한 지난 2015년부터 2017년까지 3년간 서울 지하철 1~8호선 폭행사고는 375건. 이들 중 상당수는 취객에 의한 폭행이었다. 지하철에서 발생한 불법 행위 3건 중 1건은 ‘취객들의 난동’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특히 교통공사 직원들은 지하철 종점에서 취객을 깨우다 폭행을 당하는 경우도 있다.

취객으로 고통받는 것은 청소담당 직원도 마찬가지다. 취객들이 만든 토사물에 상당수 청소직원들은 애를 먹고 있다.

서울교통공사가 집계한 지난해 토사물 신고 민원은 1만1596건, 전년 대비 9% 늘어난 숫자였다. 하루에 31개씩 토사물 관련한 민원이 발생하고 있는 셈이다.

콜센터가 접수한 토사물 민원은 역무실 또는 교통공사 고객센터가 접수한다. 이후 역무실에서 접수해, 승강장에 대기하던 미화원이나 공익근무요원이 치우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서울 한 지하철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익근무요원 김모(23) 씨는 “승강장에 차가 도착하고 문이 열리면, 토사물 냄새가 진동을 한다”면서 “너무 역할 때는 치우는 사람도 구역질이 날 때가 있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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