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르포] 한때 3.3㎡당 1억 위례 상가...“트램에 속았다”
 
예정됐던 트램 노선을 따라 들어선 트랜짓몰에도 빈 상가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사업 최종무산...급매물 속출
“중개업자 거짓말쟁이 됐다”
아파트 입주민들 ‘부글부글’
 
위례중앙광장과 맞닿은 `위례 오벨리스크 센트럴 스퀘어` 모습. 입점한 상가보다 비어있는 상가가 압도적으로 많다.

다른 중개업소 대표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버티던 상가 주인들이 위례선(트램) 민자사업 최종 무산 결론에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속속 매물을 던지고 있다.

그는 “트램 기대감이 상당해 트랜짓몰 주변 상가는 2014~2015년 분양 당시 3.3㎡당 분양가가 1억원까지 올랐다”면서 “워낙 분양가가 높아 몇 천만원을 내려도 선뜻 매수하겠단 투자자를 찾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장밋빛 기대감이 만든 높은 분양가, 그리고 이로 인한 높은 임대료의 악순환에 빠진 것이다.

상가 투자자들과 임차인을 들뜨게 만들었던 크고작은 개발계획은 엎어지고 지연되면서 고스란히 분노로 바뀌었다. 2기 신도시 가운데 하나인 위례신도시는 당초 트램을 비롯해 서울 신사역까지 이어지는 위례신사선, 경기 과천을 잇는 위례과천선, 그리고 8호선 위례역 개통이 예정돼 있었다. 이 가운데 가시화된 건 이미 완공됐어야할 위례역 신설뿐이다. 특히 트램은 위례 중앙부를 관통하는 핵심 교통시설로, 트램 노선을 따라 상가들이 대거 지어졌다. 개발계획만 믿고 모래성을 쌓은 셈이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설마 이렇게까지 모든 개발계획이 지지부진할 줄 몰랐다”며 “졸지에 중개업자들만 거짓말쟁이가 돼 상가 투자자들과 임대인들로부터 욕을 먹고 있다”고 푸념했다. 한 음식점 주인은 트램 사업을 서울시가 맡아 공공사업으로 전환해 추진한다는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이제서야”라며 내뱉은 한숨에 진심이 엿보였다.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만도 상당했다. 특히 같은 2기 신도시인 판교와 광교의 교통여건이 신분당선 등으로 나날이 편리해지걸 보면서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느끼고 있다.

kwy@heraldcorp.com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서울 지하철 8호선 장지역에서 버스를 타고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아래를 통과하자 깨끗한 아파트 단지가 숲을 이뤘다. 낯선이에게 마치 새로운 세계에 빨려들어가는 신비한 느낌을 주는 외부와의 단절은, 하지만 그곳 주민과 상인들에겐 불편과 고립을 의미할 뿐이었다.

지난 5일 오후 찾아간 위례신도시는 적막했다. 아무리 뙤약볕이 쏟아지는 평일 낮이라고는 해도 유모차를 끌고 나온 몇몇 젊은 여성들,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하고 있는 할머니들만으로 채우기엔 인구 8만의 위례신도시는 너무 크다. 적막의 정체는 위례중심부인 위례중앙상가에 입점한 가게 주인들과 인근 공인중개사들로부터 어렵지 않게 파악할 수 있었다. 절반의 체념과 그만큼의 분노가 위례를 뒤덮고 있었다.

한 중개업소 대표는 상가를 알아본다는 말에 “꼭 위례에 문을 열어야 할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다. 그리곤 다른 신도시를 주선해줄 수 있다며 이야기를 바꿨다. 그에게 설득 당하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영업을 하고 있는 상점보다 ‘임대문의’ 전단이 더 많이 붙어 있는 상가들을 보면 가게를 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언뜻 봐도 80%는 비어 있었다.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