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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화문광장-조영탁 전력거래소 이사장] 4차 산업혁명시대, 전력산업 변해야 산다
특정 산업의 미래를 완벽하게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많은 경우에 전문가의 미래 예측조차 틀릴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 예측은 여전히 중요하다. 산업의 미래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현 상황을 점검하고 여러 가지 사회적 논란이나 이견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사회적 논란을 유발하고 있는 에너지전환 역시 예외가 아니다.

국내외 에너지관련 전문기관이나 학자들은 진행방식과 속도상 불확실성은 있으나 소수의 대규모 발전설비로 전력을 생산하고 이를 장거리 송전망을 통해 대규모 수요자로 전달하는 현재의 전력산업체제가 근본적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모두 동의하고 있다.

이들이 전망하는 전력산업의 미래상은 다수의 재생에너지와 친환경적인 분산형 설비로 전력을 생산하고, 소비자는 자가용 전력을 스스로 생산하거나 스마트한 수요행위를 통해 전력수급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식, 즉 전력망 자체가 다수의 생산자와 수요자들이 양방향으로 상호작용하는 플랫폼 구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전력산업에 다음과 같은 점을 시사한다.

우선, 에너지원의 성격이 중앙집중형의 대규모 화력발전이나 원자력에서 분산형의 저탄소 재생에너지 등으로 점진적으로 변화한다는 점이다. 과거 산업사가 증명하듯이 특정 산업의 기술적 토대가 바뀌면 이에 따라 산업구조와 시장 나아가 전력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과 행위 자체도 변화한다. 이는 전력산업이 과거 전통적인 체제에 안주해서는 더 이상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력산업 자체의 변화만이 아니다. 미래 전력산업 전망은 모두 최근 부상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기술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양방향의 전력플랫폼은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가전에 의한 수요절감, ICT기술에 의한 스마트 그리드, 전력수요와 발전의 빅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비즈니스 창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프로슈머 등으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이는 전력산업이 저렴한 전기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수동적 역할을 넘어 국민경제의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하고 새로운 사업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능동적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문제는 전력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어떻게 추진하고, 전력산업의 혁신과 4차 산업혁명, 경제성장, 일자리 창출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이는 특히 전통적인 대규모 설비중심의 경직적인 산업 구조하에 놓여있는 우리나라 전력산업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한국경제에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많다.

최근 에너지전환을 둘러싸고 전기요금이나 전통발전설비 축소 우려 등 다양한 논란이 발생하고 있다. 전기요금 문제나 전통설비 산업이 여전히 중요하기는 하나 에너지전환을 단순히 이러한 측면에서만 접근해서는 문제의 핵심에 도달하기 어렵다. 전력산업과 4차 산업혁명을 통한 국민경제의 성장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우리나라는 세계의 흐름에서 한참 뒤쳐져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2016년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약 25%이나 우리나라는 5%에도 미치지 못한다. 재생에너지 비율이 모든 것을 판별하는 유일 지표는 아니지만 전력산업과 관련 4차 산업혁명에서 우리나라가 매우 낙후되어 있음을 시사한다.

에너지전환 정책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란을 반복하기보다 이를 전력산업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시적인 틀 속에서 접근하고 구현방식에 대한 생산적인 논쟁에 치중할 때이다. 전기요금 등 사회적 논란은 거시적인 틀 속에서 조정과 협의를 통해 해결방안을 마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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