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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숨 고른’ 서울 아파트값 다시 오른다

상반기 3.84% ‘쑥’…10년래 최고
지난해 연간 상승폭 이미 추월
수도권 비슷…경매시장도 활기

지난달 2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신반포3차’ 아파트 132.94㎡(이하 전용면적)는 26억원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가 1월 거래된 실거래가(23억9000만원) 보다 2억원이상 비싸게 팔렸다.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마지막 투자 수요가 몰리면서 거래량도 8건으로 늘었다.

단위당 시세가 가장 높은 아파트로 꼽히는 인근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135.92㎡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조치가 시행된 이후인 5월에도 33억원(14층)에 계약됐다. 작년 10월 27억2000만원(18층)에 거래된 아파트로 실거래가 될 때마다 변함없이 고점을 찍고 있다.

서울 아파트 주택(아파트ㆍ단독ㆍ다세대) 가격이 올 상반기 이미 지난 일 년 한해 상승폭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세 중과 조치가 시행된 4월 이후 잠시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상승세는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2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1~6월 서울 주택 가격은 3.84% 올라 작년 한해 오름폭(3.68%) 보다 컸다. 연간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8년(6.15%) 이후 10년 내 가장 많이 상승했다. 지난해 상반기 주택 가격은 0.96% 올라 차이가 크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후 거래량이 줄면서 시세 상승폭도 줄어드는 등 잠시 주춤하는 듯했지만 월간 기준 상승세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울 주택값은 3월 0.92% 뛰어 최고 오름폭을 기록하더니, 4월 0.7%, 5월 0.38%로 상승폭이 둔화됐다. 하지만 6월 0.38% 올라 전달과 같았다. 6월은 주택시장에서 전형적인 비수기로 통한다. 1986년 이후 6월 주택가격 평균 변동률은 0.02%에 불과해 연간 기준 가장 낮은 변동률을 보인다. 이재국 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비수기임에도 상승폭이 더 이상 줄지 않은 것은 여전히 서울 주택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런 추세는 수도권 전체적으로 비슷하다.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 값은 6월 0.2% 올라 전달(0.2%)과 같았다. 올 상반기 누적 기준 2.01% 상승해 작년 한해(2.25%) 수준에 육박했다.

주택 매매가격 전망은 다시 좋아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이 조사해 발표하는 서울 ‘KB부동산매매가격 전망지수’는 6월 97.5로 전달(95.9) 보다 개선됐다. 이 지수는 서울 주요 지역 표본 중개업소를 대상으로 매매가격 전망을 물어서 산출한다. 100을 기준으로 ‘상승’ 전망이 높을수록 ‘오른다’고 예상한 중개업소가 많다는 의미다.

이런 분위기는 경매시장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 6월 경매 법원에 나온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평균 102.7%로, 작년 동기(97.97%) 보다 4.23%p 높았다. 올 상반기 전체적으로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평균 102.2%로 작년 상반기(96.33%) 보다 높다. 낙찰가율이 100%이상인 것은 감정가보다 평균적으로 비싸게 낙찰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영진 이웰에셋 대표는 “경매 참여자들이 여전히 시세상승을 기대하고 감정가보다 높은 가격에 응찰하고 있다”며 “4월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줄어 침체가 우려되지만, 실제로는 시세 상승을 기대하는 대기 수요가 여전히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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