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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초인적 투혼으로 세계 최강 독일 넘어선 한국 축구
한국 축구가 마침내 세계 최강 독일의 벽을 넘어섰다. 28일 새벽 끝난 2018 러시아 월드컵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에 2대 0 승리를 거둔 것이다. 경기 내내 초인적인 투혼을 발휘한 태극전사들은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 선수 손흥민 선수가 잇달아 골을 성공시키며 치열한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육탄으로 상대의 공격을 저지한 수비진과 신기의 감각으로 슈퍼 세이브 쇼를 벌인 조현우 수문장도 승리의 1등 공신들이다.

비록 16강 진출은 좌절됐지만 더 이상 아쉬울 건 없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고, 후회없는 승부를 벌였다. 우리에게 패한 독일은 월드컵 사상 첫 예선탈락이라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이제 누구도 한국 축구를 함부로 여기지 못할 것이다. 그것만 해도 반갑고 자랑스러운 결과다.

사실 경기 전 한국이 독일을 이길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도박사들은 한국의 승리 확률을 단 ‘5%’로 보았을 정도다. 심지어 우리 국민들조차 세계 랭킹 58위 한국 축구가 1위 독일을 꺾을 가능성은 거의 ‘0’에 가깝다고 봤을 것이다. 실제 한국과 독일의 객관적 전력은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다. 월드컵 통산 우승 4회, 준우승 4회, 4강 5회라는 화려한 성적이 한국을 압도한다. 독일 선수 한 사람의 몸값이 우리 선수 전체와 비슷하다고 하니 그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갈 것이다. 하지만 공은 둥글다. 강한 상대는 있을 수 있지만 이기지 못할 상대는 없다. 독일을 이긴 것은 세계 축구사에 당당히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한 의미있고 값진 승리다.

독일전 승리로 유종의 미를 거두기는 했지만 이번 월드컵을 통해 한국축구의 문제점도 적지않게 드러났다. 우선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는 경향이 너무 지나치다. 우리는 손흥민이라는 걸출한 슈퍼스타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손 선수의 활약에 따라 희비가 너무 극명하게 달라진다. 이번 월드컵 본선 3 경기 모두 그 한계를 여실히 노정했다. 손 선수가 막히면 더 이상 득점 루트를 찾아내지 못했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고른 기량을 보여야 명실상부한 강팀이 될 수 있다. 제 2, 제 3의 손흥민을 집중 육성하는 게 시급하다.

국민들의 따뜻한 성원과 격려도 더 필요하다.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분패하자 청와대 청원계시판에 특정 선수에 대한 인격살인적 내용을 담은 청원이 줄을 이었다. 과도한 비난은선수 경기력을 더 위축시킬뿐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숙한 시민의식 역시 축구발전의 원동력임을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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