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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몰웨딩은 ‘그림의 떡’?②] 집에서 결혼하는 커플…왜?

-“틀에 박힌 예식은 NO!”…갈수록 소규모화
-“매년 스몰웨딩 수요 증가…축의금도 사양”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1. 다음달 결혼을 앞둔 직장인 송모(32) 씨는 평범하지 않은 결혼식을 준비 중이다. 일반 예식장이 아닌 부모님 댁의 정원에서 하기로 한 것. 집과 정원을 모두 개방하되 하객 수를 최소로 줄이기로 했다. 양가 부모님의 허락이 필요했지만 다행히 양가 모두 이같은 결정을 흔쾌히 반겼다.

송 씨는 “두 집안 모두 틀에 박힌 예식이나 허례허식에 불과한 결혼식을 좋아하지 않아 최대한 의미있는 결혼식을 해보자는데 뜻을 모았다”며 “양쪽 모두 개혼인데도 불구하고 가족들이 이해해줘서 결혼 준비 과정에서도 문제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2. 이달 말 결혼 예정인 이모(35) 씨의 커플도 평범한 결혼식을 거부했다. 평소 결혼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 커플들을 자주 봐온 이 씨는 과감하게 국내에서 결혼하지 않고 미국의 한 휴양지에서 하기로 했다. 어떤 플래너나 웨딩 업체 없이 그저 공원에서 양쪽 직계 가족 7명만 모여 간단하게 결혼 서약을 하기로 한 것. 예식 준비 과정에서 겪을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가족들과 좋은 추억을 쌓기 위한 선택이었다. 일체의 예물, 예단도 없어 결혼식 비용 대부분은 여행 비용뿐이다.

이 씨는 “양가 부모님이 축의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없으셔서 다행히 문제가 없었다”며 “다만 주변 친구들이 섭섭해 해서 조만간 친구들끼리 조촐하게 모이기로 했다”고 말했다.

결혼의 계절이 돌아오면서 결혼식 규모와 절차를 최소로 하는 진정한 ‘작은 결혼식’을 추구하는 커플이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소비자원이 20ㆍ30대 남녀 2000명(미혼ㆍ기혼 각 1천명)을 대상으로 결혼문화 인식과 비용 등을 조사한 결과 미혼자의 79.6%는 작은 결혼을 할 의사가 있다고 답변했다.

대부분 ‘보여주기’식의 결혼식에 큰 비용을 지출하기보단 신혼여행이나 살림에 그 비용을 투자하자는 취지로 작은 결혼식을 선호한다.

지난해 가을 가족 결혼식을 올린 윤모(31) 씨도 “예식이 커질수록 결혼 비용도 커지는데, 이보다는 결혼식 비용을 최소로 줄이고 신혼여행에 큰 돈을 지출했다”며 “남에게 보여주는 부분에 돈을 쓰기 보단 당사자인 우리에게 돈을 더 쓰자는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틀에 박힌 결혼식이 아닌 결혼 당사자의 개성이 뚜렷한 결혼식을 직접 준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호도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스몰웨딩업체인 대지를위한바느질 관계자는 “짜인 각본이 있는 예식장과 달리 작은 결혼식은 꽃 장식부터 예식 순서까지 당사자들이 직접 계획하다 보니 준비과정에 의의를 두고 선호하는 커플들이 많다”며 “최근엔 작은 결혼식을 선호하는 것은 물론, 축의금도 받지 않는 커플도 늘어나고 있어 결혼식 문화가 바뀌고 있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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