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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디오 판독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호주가 0-1로 뒤진 상황에서 VAR판독끝에 호주의 페널티킥을 선언 동점 기회를 선물하는 주심[연합뉴스]

우기고 항의하면 해주고, 일부 반칙 무시
‘심판들 상황 간택’…‘축구 정치’ 심화 우려
스웨덴, 프랑스, 포르투갈 등 유럽 덕봤다
모로코, 이란 피해자, 호주 1불운 - 1행운
한국도 희생양?…정중한 단체항의 늘 하라
“횟수 제한해 피해주장 팀이 요구할때 해야”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이러려고 VAR 하나?”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처음 도입한 비디오판독(VAR) 제도가 “가장 불공정한 심판”으로 비난받고 있다.

어느 팀은 그냥 넘어가고, 어느 팀은 짚고 넘어가는 바람에 희비가 엇갈렸다. 우기면 한번 봐주고, 심판을 존중해 가볍게 항의하면 그냥 넘어갔다.

명백한 반칙을 하고도 주심을 그냥 넘어가는 바람에 살아난 포르투갈의 수비수 페페 [연합뉴스]
모로코는 지난 20일(한국시간) B조 포르투갈과의 경기, 후반 34분 포르투갈의 수비수 페페의 손에 공이 맞는 것으로 보고 손을 들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PK)을 선언하지도 않고 비디오판독(VAR)도 가동하지도 않았다. 세계 언론의 비난이 쏟아졌다.

다음날인 21일 밤 덴마크-호주 전 전반 35분, 호주는 코너킥 상황에서 매슈 레키가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선수들의 별 항의도 없었다. 그런데 주심은 덴마크의 반격이 한순배 진행된뒤 돌연 경기를 멈추고 VAR판독을 했다. 화면만 뚫어지게 보는 VAR 전담 심판들이 연락을 준 것이다. 주심은 호주의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호주는 프랑스 전에서 VAR 판독끝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준 바 있다. 호주입장에서는 VAR때문에 한번은 죽고, 한번은 살았다. 21일 생각지도 못한 VAR심판들의 판독 요청은 ‘1차 피해를 벌충해준 2차 은전’이라는 추론도 나왔다.

21일 새벽에 열린 스페인-이란 경기에서는 이란의 득점이 VAR로 무효가 됐다. 이란이 0-1로 뒤진 후반 17분 프리킥 상황에서 골을 넣었지만 VAR을 통한 오프사이드 판정이 내려져 무효가 됐다. 이때 선심도 오프사이드 깃발을 들지 않았지만 VAR 판독을 통해 판정이 뒤집혔고, 이 경기 역시 스페인의 1-0 승리로 끝났다.

한국-스웨덴전에서 비디오판독 중임을 알리는 경기장 메인 전광판 [연합뉴스]

한국은 스웨덴 전에서 그냥 넘어가려던 주심과 VAR심판들이 스웨덴측 선수들이 단체로 항의하자 VAR을 돌려 스웨덴에 결승점을 선물했다. 당시 ESPN은 이 판독에 대해 7점을 매기면서 ‘정확하게 판정을 뒤집었다. 하지만 역습 상황에서 멈춘 것은 잘못됐다. VAR 프로토콜은 오직 중립 지역에서나 공이 밖으로 나갔을 때 경기를 멈출 수 있다’고 했다.

브라질은 스위스와 조별리그 1차전을 1-1 무승부로 마친 뒤 “스위스의 동점 골 상황에서 반칙이 있었는데 VAR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았다”며 FIFA에 공식적인 확인을 요청하기도 했다.

오심을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VAR의 기계는 사람들의 요청이 있을때에 한해 정직했지만, 주심과 VAR심판 등 사람들의 결정적 순간에 대한 ‘간택’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였다.

제 멋대로 그냥 넘어가거나, 잘 보이지도 않던 것을 악착같이 잡아내 특정팀에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줬다. 공격 작업 중 함부로 경기를 멈췄다.

야구나 배구 처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팀의 요구에 의해 하는 판독이 아니다 보니 말들이 많이다. 어차피 이 제도 도입으로 경기흐름이 끊긴다면, 일정한 횟수를 제한해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팀의 요구로 비디오판독을 하고, 만약 판독결과 공격자의 헐리우드 액션이었다면 엄중 경고하는 식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아울러 착한 아시아-아프리카 팀들도 정중하면서 정확히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하며, 심판들도 더이상 축구강국, 정치강국에게 유리한 판정을 내리는 일이 사라져야 한다.

어쩌면 ‘기계의 신뢰성에 편승한 유럽 중심의 ‘축구정치’가 더 강화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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