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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스닥 ‘달콤한 유혹’ 끌렸는데…개미들 ‘한숨의 나날’
활성화 정책 기대감 몰려들어
코스닥 지수 연초수준 뒷걸음
벤처펀드 잇단 마이너스 수익

정부의 시장 활성화 정책을 기대하고 코스닥에 뛰어들었던 ‘개미’들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올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코스닥 주식은 누적 기준 2조5000억원을 넘어섰지만, 최근 달러 강세와 미중 무역전쟁 우려에 놀란 전세계 위험자산 투자자들이 지수를 연초 수준으로 돌려놨기 때문이다.

공모주 편입으로 우수한 성과를 내던 코스닥 벤처펀드도 무너져 줄줄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코스닥 시장에는 주가 바닥을 가늠하기 힘든 성장주들이 많이 포진해 있는 만큼, 글로벌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회복되기 전까지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닥 지수는 24.84포인트(3.0%) 하락한 815.39에 장을 마쳤다. 


전날 3%대 하락에 이어 이틀 연속 급락한 것이다. 지수가 820선 밑에서 장을 마친 것은 지난 1월4일 이후 처음이다. 약 5개월 반만에 지수가 제자리로 되돌아간 셈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수석연구원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글로벌 위험자산 회피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며 “똑같이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주식시장 가운데서도 베트남, 중국, 브라질 주식과 같은 ‘퀄리티’가 낮은 자산에 매도세가 몰리고 있고, 코스닥 급락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분석했다.

문제는 ‘도루묵’이 된 코스닥 시장에 달려든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였다는 점이다. 올들어 개인은 코스닥 시장에서 누적 기준 2조5286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4601억원, 4121억원어치를 팔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올해 개인투자자들의 누적 순매수 규모는 최근 3년 같은 기간(연초~6월 19일) 누적순매수 규모 평균값(1조8606원)보다 36%가량 많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한 가운데, 정책이 시장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기대한 개미들이 한껏 몰린 영향이다.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으로 기대감을 높였던 ‘코스닥 벤처펀드’의 수익률도 저조하기는 마찬가지다. 벤처펀드는 중소기업 지원과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정부가 주도해 출시한 상품이다. 공모주 가운데 30%를 이 펀드에 배정하기로 했고, 공모 벤처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면 3000만원(펀드별 투자 총액)까지 10%의 소득공제를 받을 수 있다.

첫 상품이 나온 지 3개월이 채 지나지도 않은 현재 설정액이 3조원에 달할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 그러나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 이후 수익을 내고 있는 공모펀드는 전체 12개 중 ‘에셋원공모주코스닥벤처기업’(3.20%) 하나 뿐이다.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코스닥벤처플러스’ 펀드는 손실률이 두자릿수에 달했다.고조되는 미중 무역갈등은 코스닥 시장의 바닥을 더욱 가늠하기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00억달러(약 220조 6000억원)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가 관세 부과 규모가 과거 언급했던 1000억달러에서 2배로 확대된 것으로, 중국 상무부는 즉각 “강력한 반격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무역분쟁 우려가 고조되자, 중국 선전종합지수는 5.8% 급락했고, 벤치마크 지수인 상하이 종합 지수도 3.8% 하락해 1년9개월 만에 3000선 밑으로 내려왔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를 비롯한 신흥시장의 위험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며 주식 비중을 줄일 것을 조언하고 있다. 신동준 KB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유동성 긴축에 따른 충격이 확산되지 않은 시장은 중국, 한국, 대만 등 아시아 국가와 인도, 러시아 정도였는데, 달러강세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이들 시장도 크게 흔들릴 위험에 처했다”며 “투자 매력도가 낮아진 신흥시장 주식과 채권의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준선 기자/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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