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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품격 높인 ‘밀키트’, 고급 레스토랑 부럽지 않죠”
- 전규범 현대百 과장 “밀키트 시장 선점 위해 고급 레시피 개발”
- 이송희 셰프와 손잡고 고급 레스토랑의 맛 90% 구현
- 건강한 집밥을 찾는 1인 가구, 맞벌이 가정에게 인기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가정간편식(HMR)이 아니라 집밥, 더나아가 고급 레스토랑의 맛을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밀키트(Meal kit)’를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18일 현대백화점 본사에서 만난 전규범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 과장은 “집밥을 먹고 싶은데 장볼 시간은 없고, 요리가 서툴어 엄두도 못내는 이들의 고민에서부터 밀키트 개발 논의를 시작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전규범 현대백화점 식품사업부 생식품팀 과장과 이송희 그랑씨엘 오너 셰프. [사진 제공=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밀키트 브랜드 ‘셰프박스’ 론칭하며 HMR시장의 고급화를 선도하고 있다. 이 셰프박스 론칭을 주도한 이가 바로 전규범 과장이다.

밀키트는 HMR의 한 종류로, 한 끼 분량씩 미리 손질한 식재료와 양념, 조리법을 가정에 보내주는 서비스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는 완전조리상품과 달리 레시피 카드에 적힌 조리법 순서대로 15~20분 정도 요리하면 된다. 몇 년 전부터 식품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기 시작했지만 전통 유통업체가 진출한 사례는 많지 않았다.

전 과장은 “작년까지만 해도 밀키트 시장은 성장 초기 단계였다”며 “‘쿡방(요리 방송)’, ‘먹방(먹는 방송)’ 등이 인기를 끌면서 ‘제대로 된 한 끼’를 찾는 소비자들은 늘어났지만 독보적인 오프라인 브랜드는 없었다”고 했다.

현대백화점은 ‘고급화’에 방점을 찍고 지난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밀키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 전 과장은 한 달 동안 밀키트 시장 조사에 매달렸다. 그러던 중 우연히 이송희 셰프를 알게 됐다. 그는 “이 셰프는 한국 최초의 원테이블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도산공원의 터줏대감이 된 이탈리안 레스토랑 ‘그랑씨엘’을 14년째 운영하고 있다”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외식업계에서 ‘롱런’하는 셰프일 뿐 아니라 식재료·레시피 배송업체를 창업한 경험도 있어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전 과장이 작년 3월부터 5월까지 그랑씨엘을 찾은 횟수만 30여 번. 그는 “이 셰프와 수차례 논의하고 실험한 끝에 그랑씨엘의 시그니처 메뉴인 ‘엔초비 오일 파스타’를 밀키트로 출시했다”며 “고급스러운 맛의 90% 정도를 구현했지만 가격은 2인분에 1만4900원으로 레스토랑에서 먹는 것의 절반 가격”이라고 했다.

전 과장은 이송희 셰프와 협업해 지난해 5월 차돌박이 겉절이, 명란 오일 파스타 등 밀키트 2종을 시범 판매하기 시작했다. 생소한 밀키트를 고객들이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한 후,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면 양적 성장을 추구하기 위함이었다. 그는 “버리는 재료가 없어 경제적이고, 고급 요리를 간편하게 만들 수 있어 재구매율이 높았다”며 “건강한 집밥을 찾는 1인 가구, 맞벌이 가정 등에게 인기가 많다”고 했다.

밀키트 시장의 가능성을 확인한 현대백화점은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밀키트 브랜드 ‘셰프박스’를 출시했다. 현대백화점은 채소, 고기, 생선, 장류 등 전국 특산물을 식재료로 공급하고, 이 셰프는 레시피 카드를 만들었다. 전 과장은 “14~15가지 상품 중 10가지는 ‘콩나물 삽겹살 짜글이’와 같이 20~30대의 향수를 자극할 수 있는 보편적인 메뉴고 나머지 4가지는 고급화되 메뉴”라며 “한식, 이탈리안을 위주로 연내 밀키트 메뉴를 20~30여종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밀키트가 모든 직장인들에게 시간과 여유, 그리고 정성스러운 한 끼를 선물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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