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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불 켜진 2030 건강 ①] 20대 공황장애 환자, 4년새 2배 증가
- 스트레스 많은 현대 사회…공황장애 환자 급증
- 20대 환자 4년 새 2배…취업 등 스트레스 추정
- 약물 치료 등 통해 조기 치료하면 완치 가능성↑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 1월 베트남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결승에 진출시키며 일약 현지의 ‘국민영웅’으로 떠오른 박항서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박 감독은 지난달 방송된 한 지상파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스트레스 때문에 공황장애를 앓고 있다”고 고백,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사진>젊은 층인 20대의 경우 최근 4년 새 공황장애 환자가 2배 가까이 늘었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과 함께 죽을 것 같은 느낌, 공포, 불안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공황장애 치료를 받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헤럴드경제DB]

이후 공황장애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 있게 지켜보는 질환 중 하나가 됐다. 실제로 같은 방송에 출연한 가수 이상민 씨는 물론 개그맨 김구라ㆍ이경규ㆍ정찬우 씨를 비롯한 많은 유명인들이 겪었거나, 겪고 있다고 고백한 질환이기도 하다.

공황장애는 일종의 불안장애로,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극도의 공포심, 두려움, 불안과 함께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연예인 등 유명인은 물론 최근 스트레스가 만성화되고 있는 일반인의 발병률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인 20대의 경우 최근 4년 새 환자가 2배 가까이 늘어 문제가 되고 있다. 취업 등 각종 스트레스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기경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장은 “공황장애의 원인은 신체적, 유전적, 사회심리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면서도 ”최근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점차 복잡해지는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늘어나는 것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황장애 그 자체로는 신체적 질병을 일으키진 않지만 방치하면 일상생활을 영위하는 것이 어려워진다”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방문해 공황 발작을 일으킬 수 있는 각종 질환 여부를 따지는 등 정확한 평가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공황장애는 천재지변이나 사고 등 특별한 이유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는 일종의 불안장애다. 질식할 것 같거나 죽을 것 같은 느낌, 심한 불안감, 가슴 통증, 어지러움, 호흡곤란 등 신체적 증상이 동반되는데, 이를 공황발작이라 한다. 이러한 발작이 한두 번에 그치면 다행이지만, 한 달 이상 장기간에 걸쳐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게 되면 공황장애로 진단한다.

공황장애 환자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공황장애로 병원을 찾은 이는 14만4943명에 이른다. 이는 2013년(9만3098명) 보다 무려 약 56%나 늘어난 것이다. 해마다 13~14% 가량 환자가 증가한다는 의미다. 현대 사회에서 스트레스가 늘어남에 따라, 그만큼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대 청년층과 60대 이상 노년층의 공황장애 증가 추세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의 경우 2017년 환자가 1만6580명으로 2013년(8610명)에 비해 약 2배 가까이 늘어났으다. 60대 이상 환자도 같은 기간 1만9654명에서 3만3247명으로 약 70% 정도 증가했다. 그 중 80대 이상 환자는 1740명에서 3858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20대는 취업 등 다양한 현실적 문제로, 노년층은 경제ㆍ사회적 소외, 신체적 쇠퇴 등 불안감이 작용해 공황장애 환자가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공황장애를 방치하면 발작으로 괴로움은 물론 발작이 언제 일어날 지 몰라 자신을 스스로 격리하는 등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가져올 수 있다. 일상생활을 제대로 영위하지 못한다는 좌절감에 우울증, 알코올 중독 등의 합병증 또한 불러올 수 있다.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공황장애도 조기 발견ㆍ치료가 중요하다. 최근 공황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병원을 방문, 치료를 받는 사람도 늘고 있다. 그러나 공황장애 증상을 다른 질환으로 착각해 잘못된 치료를 받다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사례도 적지 않다. 호흡곤란, 가슴 통증 등과 함께 공포, 불안 등의 증상이 동반되면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장애 치료는 약물 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 등이 활용된다. 약물 치료는 항우울제, 항불안제 등을 통해 공황장애 증상을 완화시키고, 인지 행동 치료는 공황장애 원인과 증상에 대한 인지ㆍ행동 치료를 통해 공황장애를 불러오는 요인을 제거하게 된다. 다만 증상이 호전됐다고 임의로 복약이나 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해야 한다.

이 과장은 “공황장애의 예방법은 특별한 것은 없다”면서도 “육체적 피로, 술, 과도한 스트레스 등은 공황발작을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공황장애 환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등 주위에서도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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