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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포럼-이효남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3040 워킹맘’이 일하는 진짜 이유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15~64세 기준) 2012년 55.2%에서 2016년 58.4%로 상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미국(68.1%) 일본(67.3%, 이상 2016년) 등 다른 OECD국가와 비교하면 낮은 편이다. 20대 취업 이후 30~40대에 경제활동 참가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40대 후반 다시 노동시장 진입이 증가하는 M자 형태도 여전하다. 여성들의 연령별 경제활동 변화가 크지 않은 다른 국가들과 달리, 일과 가정 사이에서 갈등을 겪는 우리나라 워킹맘의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

최근 3년간 여성들의 경력단절 사유를 조사한 연구를 보면, 경력단절의 주요 사유가 ‘결혼’에서 ‘출산과 양육’으로 바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결혼 후에도 일을 계속하고자 하는 여성들이 ‘출산’을 하고 ‘양육과 교육’에 집중해야 하는 30~40대가 되면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일을 포기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3040 워킹맘’의 경력포기 현상은 생애주기의 변화와도 관련이 깊다. 2016년 우리나라 여성들의 평균 출산연령은 32.2세로, 여성의 결혼과 출산연령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이는 여성이 회사에서 경력이 쌓이고 책임이 커지는 시기와 자녀 양육과 교육에 에너지를 쏟을 때가 겹치는 결과로 이어진다. 자신의 경력관리와 자녀의 발달단계에서 고민하던 워킹맘은 결국 어렵게 이어온 자신의 경력을 포기하고 자녀를 선택한다.

3040여성들은 무엇을 위해 일과 가정 사이에서 힘들게 일하고 있으며, 왜 다시 일하려고 할까?

필자는 여성 재취업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경력단절여성들을 인터뷰하며 3040여성들이 3가지 관점에서 ‘일’에 대해 갖고 있는 의지와 소망을 확인했다.

‘경제적 관점’에서 보면, 그들은 일을 통한 가정경제의 회복을 기대하고 있었다. 아이가 커가면서 교육비가 높아지고 남편이 언제까지 직장에 다닐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취업’으로 가정에 도움이 되고 싶은 의지를 갖고 있다. 일에서 느꼈던 성취감을 되찾고 단절된 경력을 이어가 자녀에게 모델링이 되고 싶은 ‘경력적 관점’도 있었고, 가정과 직장 사이에서 버거웠던 나의 존재와 삶의 의미를 일을 통해 찾으려는 ‘소명적 관점’도 있었다. 3040 워킹맘은 일을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이 아닌 ‘가정-일-나’의 균형적인 시각에서 고려하고 있다는 뜻이다.

평균수명 증가로 일할 수 있는 연령이 높아지고 있고, 평생 직장개념도 없어졌으며 유연적인 경력개발이 가능한 시대다. 이러한 때에 3040 워킹맘의 경력개발은 일과 가정의 균형을 위한 역할을 넘어 일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을 새로운 관점으로 정립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일-가정 양립의 문제를 여성만이 아닌 가족과 사회 전체의 문제로 접근해야 하며, ‘일-가정-나’의 균형적 관점에서 워킹맘의 일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생애 경력개발에 대한 지원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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