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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가 취업전쟁①]‘면접관 성향, 실 연봉 등 설명’…족집게 ‘비공식 채용설명회’ 인기
-취업한 대학 선배 초대…민감한 내용도 공유
-참가 조건 까다로워…신분 속이고 몰래 참여도
-회사는 ‘부담’, 학교는 ‘권장’…“취업 경쟁 탓”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서울의 한 유명 사립대 4학년인 김모(26) 씨는 지난달 학생 커뮤니티를 통해 이른바 ‘비공식 채용설명회’ 참가를 신청했다. 은행권 입사를 희망하고 있는 김 씨는 지난해 합격한 대학 선배가 직접 취업 후기를 설명한다는 모집글을 보고 바로 신청했다.

신청 과정은 입사 지원만큼 까다로웠다. 미리 공지한 메일주소에 학생증 사진과 학번을 보내야 했고, 현장에서도 학생회가 직접 학생증을 다시 확인했다. 김 씨는 “보통은 알려주지 않는 연봉부터 면접관 성향이나 예상 질문 등을 모두 알려줘 그만큼 보안도 철저하다”며 “요즘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서는 필수처럼 여겨진다”고 말했다.

[사진=서울의 한 대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올라온 비공식 설명회 참가 안내 공지]

상반기 채용 일정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대학가 곳곳에서는 이른바 ‘비공식 채용 설명회’가 인기다. 공식적인 자리에서 들을 수 없는 취업 정보를 얻을 수 있어 학생들이 몰리고 있지만, 한편에서는 특정 학교에 치중되는 불공정 경쟁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비공식 채용설명회는 주로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취업에 성공한 대학 선배가 후배들의 취업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시작됐지만, 최근에는 매년 당번을 지정해 운영할 정도로 규모가 커진 경우도 많다. 질문 내용도 개인적인 연봉부터 지난해 입사면접 문제까지 다양하고, 설명회 내용을 책자로 정리해 참가자들에게 나눠주는 경우도 있다.

폐쇄적으로 운영되다보니 특정 대학 소속이 아닌 경우에는 몰래 설명회에 참가하기도 한다. 대학생 이모(25ㆍ여) 씨는 지난주 다른 학교에서 진행하는 ‘비공식 설명회’에 몰래 참가했다. 해당 학교 학생들만 참여할 수 있다는 전제조건 탓에 이 씨는 친구의 학생증을 빌려 대신 참가할 수밖에 없었다. 이 씨는 “매년 소수만 뽑는 외국계 등 특정 기업 설명회는 정보를 얻을 수 없어 학생증을 빌려 몰래 참가하기도 한다”며 “학생증 확인 중 들통나 민망한 상황이 벌어진 적도 있는데, 그때마다 취업도 참 불공정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하는 채용설명회와 달리 민감한 내용까지 모두 나오기 때문에 참여 학생이나 현직자 모두 보안에 철저하다. 회사에서도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커 비공식 설명회 등을 금지하는 경우가 많다. 한 대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일부 현직들 사이에서 학교 후배들을 위해 취업 비결 등을 공유하는 경우가 있다고 들었지만, 잘못된 내용이 외부로 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공식적으로는 금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회사에서는 금지하고 있지만, 학생들의 취업률에 민감한 학교는 오히려 비공식 설명회를 적극 권장하는 모양새다. 단과대나 학생회가 직접 나서 설명회를 홍보하고 경비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경제학과는 매년 학과 예산을 지원받아 비공식 채용 설명회를 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만나기 어려운 기업의 직원들은 교수들이 직접 나서 섭외하기도 한다. 한 대학 관계자는 “비공식 설명회가 취업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데다, 학생들의 만족도도 커서 교수들까지 나서고 있다”며 “취업률이 그만큼 중요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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