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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모호해지는 북미회담 방향, 본질은 완전 비핵화
북미정상회담이 순조로운 진척을 보이고 있다. 적어도 겉으로는 그렇게 보인다.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상을 넘는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 받은 뒤 “매우 훌륭한 편지”라고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김 부장과의 면담을 마친 뒤에는 “준비했던 신규 제재는 시행하지 않고 최대한 압박이란 말도 더는 쓰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2일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사실상 공식화했다. 불과 1주일 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 취소를 선언하는 등 안갯속 상황과는 180도 다른 분위기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상황이 그리 낙관적인 것만은 아닌 듯하다. 당장 목전에 닥친 북미정상회담 방향이 모호해지고 있다. 당초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강조해왔다. 또 그 방식도 ‘일괄타결’을 주장해왔다. 반면 그 반대 급부로 김정은 북한체제 보장과 경제적 지원을 해준다는 게 기본 컨셉이었다. 한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번 남북회담은 과정의 시작이며 무엇인가에 서명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두 세번 더 회담을 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북핵 타결 방식과 시기, 핵무기 반출 등 핵심 사안에 대해 합의가 아직 안되고 있다는 핵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비핵화와 핵개발 동결에 대한 상징적 선언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종전선언에 대한 언급도 진정성이 의심스럽다.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의 계기가 마련된다는 것은 더없이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북미회담이 예상보다 내세울만한 내용이 없다보니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는 이벤트로 정치적 치적을 쌓으려는 의도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수백조원대의 대북 경제지원을 한국이 맡게될 것이란 말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 개혁에 따른 지원과 투자라면 우리도 적극 나서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이를 전적으로 떠 안을 일은 아니다. 더욱이 북한의 핵 위협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보장도 아직없지 않은가. 북한 핵 협상은 미국이 주도하면서도 비용은 우리에게 대라는 것은 국제 관례에도 맞지 않다.

북미회담의 본질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종전선언도 이를 전제로 가능하다. 그 본질은 결코 훼손돼선 안된다. 회담의 방향이 빗나가지 않도록 하는 게 중재자를 자임한 우리 정부 역할이다. 차분하되 단호한 중재자 역할에 끝까지 충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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