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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년 도유 제로’ 목표로 달리는 대한송유관공사
- 야간순찰 강화ㆍ과학장비 도입 등으로 “도유 근절한다”

[헤럴드경제=이세진 기자] “2020년까지 도유 ‘제로화’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짜고, 그 실행 정도를 매월 제가 직접 챙기며 추진할 것입니다.”

지난 24일 오후 경기 판교에 위치한 대한송유관공사 본사에서 최준성 대한송유관공사 최고경영자(CEO)는 도유 근절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남에서 북, 서에서 동으로 전국 1180㎞를 가로지르는 송유관을 노리는 도유범들에 대해 선전포고를 날린 것이다. 

대한송유관공사 판교저유소의 출하대 및 파이프라인 [제공=대한송유관공사]

경기 불황기나 고유가 시대에 더욱 극성을 부리는 도유 문제는 경제적 피해 뿐만 아닌 사회 문제로 지적돼 왔다.

대한송유관공사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7년까지 5년간 도유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연평균 27억5000만원에 달했다. 이는 석유제품 손실비용에 더해 손상배관 복구, 토양 정화비용 등 사회적 비용까지 포함된 금액이다.

또 지난 1월 전부 완주군에서 송유관에 구멍을 뚫어 도유를 시도하던 중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마저 초래된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이날 간담회에서 2020년까지 도유 근절을 위한 3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주간 관로순찰체계에 순찰 인원을 10명 증원해 도유 취약 시간대인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야간 순찰을 매일 시행하고, 도유 다발 발생지역에 CCTV를 35개 추가 설치하는 등 도유 시도부터 막는 방안을 내놓았다. 또 도유전담조직인 PS팀을 현장에 전진배치해 신속 대응토록 할 예정이다.

과학장비를 활용한 방안도 추가된다.

열화상 카메라를 야간 순찰조에 활용하고, 관로 인근에 광케이블을 매설해 관로 주위에 접근하거나 굴착하면 발생하는 진동을 감지해 경보를 보내는 다스(DASㆍDistributed Acoustic Sensing) 시스템도 파일럿 테스트 후 검증되면 신규 배관을 중심으로 적용한다.

도유로 인한 누유를 감지하고 정확한 위치 확인이 가능한 최신 장치인 d-폴리스도 확대 설치한다. 기존 LDS(누유감지시스템)에서 개선한 d-폴리스 시스템은 현재 전체 송유관의 80% 가량 적용이 완료됐으며 오는 8월께 전체 적용을 마칠 예정이다.

변남하 대한송유관공사 송유운영실장은 “최근 도유와 도유 미수 건은 감소 추세지만 터널 굴착, 전자 정밀기기 활용, 조직적 범행 등 지능적 수법이 활개치며 검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선제적 예방과 더불어 도유 처벌을 법제화하고 장물범 형량을 높이는 등 법적인 개선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1990년 송유관 설치 및 운영을 전담할 공기업으로 설립된 대한송유관공사는 2001년 민영화됐다.

현재 남북ㆍ경인ㆍ호서송유관 등 총 1180㎞ 길이의 송유관과 전국 6개 404만배럴 규모의 저유소를 운영하고 있다. 2017년 기준 휘발유, 등유, 경유, 항공유 등 국내 경질유 소비량의 58% 가량인 1억7803만 배럴을 운반했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앞으로 80%까지 수송량을 끌어올린다는 목표이다.

주요 주주는 SK이노베이션(41%), GS칼텍스(28.62%), S-OIL(8.87%) 등 고객사인 정유사들과 산업통상자원부(9.76%), 현대중공업(6.39%), 대한항공(3.1%), 한화토탈(2.26%) 등으로 이뤄져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1580억원, 영업익은 465억원이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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