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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發 관세폭탄 또 현실화하나…韓 자동차산업 ‘초비상’
- 美, 무역확장법 232조 활용 수입 자동차 관세 25%까지 인상 추진
- 고관세 현실화할 경우 韓 자동차산업 최대 위기 직면할 가능성
- ‘협상용’일 가능성도…어떤 카드이든 국내 차업계 상당한 위기 불가피
-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오전 긴급회의 소집 등 만일 사태 대비

[헤럴드경제=배두헌ㆍ박혜림 기자] 미국 행정부가 수입 자동차에 최고 25%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한국 자동차업계가 ‘초비상’ 상태에 빠졌다.

철강과 알루미늄에서 시작된 미국의 보호무역 조치 대상이 우려했던 자동차로까지 확대된다면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


24일 오전 타전된 미국의 수입 자동차 고(高)관세 부과 움직임에 국내 자동차업계는 큰 우려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현대ㆍ기아차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내놨다. 현대기아차의 대미 수출 물량은 연간 60만대 이상이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연간 130만대 가량 판매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절반이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물량”이라며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25%에 달하는 고관세를 매긴다면 큰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GM도 경차 스파크와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랙스를 각각 5만대, 10만대 가량 국내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나섰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자동차같은 핵심 산업은 우리나라의 힘에 있어 대단히 중요하다”며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에게 수입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끼치는 영향을 판단하기 위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지난 3월 철강에 25%,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부과할 때 동원했던 근거법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서도 “우리의 위대한 자동차산업 노동자들에게 빅 뉴스가 곧 있을 것이다. 다른 나라에 당신의 일자리를 빼앗기는 수십 년이 지나는 동안 당신들은 충분히 오래 기다렸다”고 말해 구체적인 조치가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액션이 일단은 ‘협상용’일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제현정 무역협회 통상지원단 차장은 “자동차는 미국의 가장 상징적인 산업이면서도 경쟁력 약화로 무역 적자에서 어마어마한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이라며 “그만큼 미국 국민들에게 정치적으로 어필하기 좋은 산업군인데,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와 상무부 지시 등 일련의 과정을 보면 이전처럼 협상용일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25%에 달하는 고관세를 부과하겠다기보다는 이를 통해 유럽과 일본,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이 미국 내 공장을 증설하게 한다든지 하는 압박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제 차장은 “무역확장법 232조를 끌어다 쓰게 되면 미국이 각국 정부 및 기업들과 협상 시에 입맛에 맞게 활용할 여지가 커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에게는 가장 위협적인 방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고관세 부과가 현실화하든 미국 내 공장 증설을 위한 협상용이든 간에 국내 자동차업계에는 상당한 위기일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세단 등 일반 차량에 2.5% 부과되는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가 25%까지 오르면 수출 경쟁력은 곤두박질칠 수 밖에 없다.

그렇다고 완성차 생산 공장을 미국에 늘리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미국 공장을 증설할 만한 여력은 현재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만약 완성차 생산기지를 미국으로 이전한다 하더라도 국내 생산기지는 그만큼 쪼그라들 수 밖에 없어 자동차산업 전체의 위기가 우려된다. 이 경우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 인프라 자체가 송두리째 흔들릴 가능성도 크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미국발 관세 폭탄이 현실화하든,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압박 카드로 활용되든 한국 자동차산업은 그야말로 최대 위기에 직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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