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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그룹 ‘구광모 체제’ 막 오르다
구본무회장 장례 마치자마자 출근
車전장사업 등 경영 큰 그림 구상
내달 주총서 사내이사 선임절차
승계작업·최대주주 어려움 없을듯

LG그룹의 후계자 구광모(40·사진) 상무가 23일 오전 회사에 출근하면서 ‘4세 경영’ 개막을 공식화했다.

바로 전날 부친인 고(故)구본무 회장의 장례를 마치자마자 출근한 것으로, 발빠르게 그룹 경영을 챙기기 위한 의지로 풀이된다.

구 상무는 이날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 서관으로 출근했다. 구 상무는 현재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을 맡고 있어 지주사 (주)LG가 있는 동관이 아닌 LG전자가 입주해 있는 서관으로 평소대로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에 따르면, 구 상무는 곧바로 그룹 전반에 대한 경영 현황 파악은 물론 차기 경영구상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 상무는 총수로서의 리더십을 확립하고, 전자와 화학, 통신 등 주력사업의 내실을 다지며,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해야 하는 중차대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새로운 구광모 체제는 빠르게 진행될 것이란 게 재계 중론이다.

구 상무가 내달 지주사인 (주)LG의 사내이사에 선임되면 현재 맡고 있는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 사업부장 자리에서 물러나 그룹 경영을 총괄하는 경영전면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근무 장소도 지주사가 있는 동관으로 옮길 예정이다.

LG그룹 관계자는 “다음달 29일 임시주총에서 지주사인 (주)LG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되면, 그 이후 이사회를 통해 구 상무의 임원 위상과 역할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구 상무가 주총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점쳐진다. 현재 LG그룹을 지배하는 LG의 최대주주인 고(故) 구본무 회장(11.28%)과 특수관계인을 합친 지분이 46.48%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승계를 완성하고 최대주주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회장의 지분 11.28%(1945만주)를 상속받을 경우 상속세가 최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경영과 관련해서는 전문경영인 체제가 안착돼 있고 구 상무가 그룹 현안을 파악하고 있어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구 상무는 올 1월 LG전자로 이동하기 전까지 지난 4년간 LG에서 일하며 강도 높은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 기간 시너지팀과 경영전략팀 임원으로 재직하며 계열사 조정과 신사업 추진 등의 업무를 맡았다.

재계에서는 구 상무가 계열사 경영은 전문경영인에 맡기고 그룹 전반을 조율하는 동시에 그룹의 비전 제시와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진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5G, 빅데이터, 로봇 등의 분야에서 그룹의 신성장동력을 찾고, 미래 먹거리로 주력하고 있는 자동차 전장사업 성장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지난 22일 오전 8시 서울 연건동 서울대 장례식장에서 비공개로 진행된 고(故) 구본무 회장의 발인식에는 가족과 지인 100명이 참석했다. “장례를 간소하게 치르라”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35분간의 검소한 발인제로 진행됐다.

이후 숲과 나무를 좋아한 고인의 뜻에 따라 화장한 뒤 수목장으로 치러졌다. 국내 대기업 총수의 장례가 수목장으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인은 생전 “매장 문화가 지속되다가는 한국의 모든 산이 묘지로 뒤덮일 것”이라며 우려했었다. 유해는 구 회장이 수년에 걸쳐 애정을 갖고 조성한 경기도 곤지암의 생태수목원인 ‘화담숲’ 인근에 묻힌 것으로 알려졌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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