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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동 “분노의 시대, ‘버닝’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
-“미스터리한 세계 담아…스릴러로 봐주길"
-칸 상영 후 극찬…19일 폐막. 수상여부 주목

[헤럴드경제] 8년 만의 신작 ‘버닝’으로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은 “세상은 점점 좋아지는데 나는 미래가 없는 것 같다는 게 요즘 젊은이들의 감정”이라며 “그들에게는 이 세계 자체가 미스터리이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17일(현지시간)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열린 공식 기자간담회에서 각국 취재진으로부터 열띤 질문 세례를 받았다.

이창동 감독은 “이 영화에는 사회ㆍ경제적 코드는 물론 젊은 사람들의 이야기와 예술ㆍ문학ㆍ영화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 많은 코드가 숨어있다”면서 “이를 설명하기보다 한 편의 스릴러를 보는 것처럼 관객이 단순하게 받아들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버닝’의 주인공 종수(유아인)는 서울에서 배달일을 하는 작가 지망생이지만 아버지가 공무원을 폭행해 구속되는 바람에 고향 파주로 내려와 지낸다. 종수의 아버지는 자존심이 세고 분노조절 장애를 지닌 인물로 묘사된다.
16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초청 영화 '버닝'의 레드카펫 행사에서 이창동 감독(오른쪽부터)과 배우 유아인, 전종서, 스티븐 연, 이준동 제작사 대표가 나란히 서서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감독은 “포크너 소설에서는 세상의 고통에 분노한 아버지가 남의 헛간을 태운다”면서 “아버지의 분노가 아들의 분노로 옮겨가는 이야기가 이 시대 젊은이들의 이야기와 가깝다고 봤다”고 말했다.

원작인 일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는 제목이 같은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 ‘헛간을 태우다’(Barn Burning)를 원작으로 삼았다.

이 감독은 “지금은 종교와 국적, 계급과 상관없이 모두가 분노하는 시대”라며 “특히 젊은 사람들은 표현할 수 없는 마음의 분노를 지니면서 현실에서 무력한 모습을 보이지만 과거와 달리 분노의 원인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극 중 내레이터 모델 일을 하며 살아가는 해미(전종서)의 집은 남산타워 밑에 있다. 이 감독은 “서울의 상징적인 남산타워와 가난한 여성이 사는 작은 방을 대비시켰다”고 했다.

‘버닝’은 전날 공식 상영 행사 이후 “지금까지 공개된 경쟁 부문 가운데 최고”라는 평을 받고 있다. 수상 여부는 오는 19일 오후 폐막식 때 결정된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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