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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고한 시대설정과 제작취지를 반영해 차별화…‘배진경의 오국시대’ 디자이너 배진경 작가

[헤럴드 경제]오국시대란 우리의 고대사에 고구려, 백제, 신라의 삼국만이 아닌, 가야와 훗날 조선에 편입된 해상왕국 탐라의 세력을 포함한 5대 왕국 시대를 의미한다. 국내 역사드라마와 다큐들이 ‘조선왕조 500년’을 모두 다룬 후 고려와 삼국융성 시대에 입성하면서, 박물관의 신라 금관, 대부분의 수학여행지인 경주 첨성대와 같은 대중적 코스를 벗어나 마치 중국의 열국 역사처럼 세분화되고 다양한 고대국가들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경남 고성 출신으로 어릴 때부터 왕릉과 문화재를 접하며 자란 디자이너 배진경 작가는 학자들이 오국시대에 관해 발표하기 전에도 6가야의 유물과 역사 비중이 생각보다 컸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또한 한반도 전역과 중국, 일본과도 교역한 해민들이 주도한 탐라국 역시 기존의 삼국시대 이론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한반도 고대역사의 큰 자산을 만들어 간 세력이라고 한다. 배 작가는 자신의 예술적 재능을 통해 보다 넓고 올바른 역사관을 고취시키고자 이러한 오국의 문화유물을 현대적으로 재창조하기로 한다. ‘배진경의 오국시대’는 박물관의 아름다운 역사적 유물들을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전통 공예제품으로 시작하여, 오국시대의 역사를 배워나갈 수 있는 ‘아트 에듀케이션’을 표방하기 시작했다. 아트 에듀케이션의 경우 우리가 우리 것을 더욱 알아가기 위해 만들어가는 제작 취지라고 배 작가는 전한다. 


현재 ‘배진경의 오국시대’의 장신구들은 국립공주박물관과 한성백제박물관을 비롯한 국내 박물관 문화상품점에 입점되어 있다. 오국시대의 조상들이 신분과 자신의 정체성을 장신구로 남겼듯이, 배 작가의 작품들도 당시의 지체 높은 왕족들이 착용한 ‘삼족오’를 비롯해 태아의 생명력 혹은 용이라는 설과 함께 그 시대에 많이 장식되었던 ‘곡옥(曲玉)’을 7년 째 주력으로 한다. 배 진경 작가만의 독특한 생각은 위의 설에 부가해 설명이 하나 더 주어진다 ‘곡옥은 태극을 닮은 에너지의 생성 형상이라는 생각’이다. 우주적 에너지 형상의 더 큰 의미였으리라는 배 진경 작가만의 생각은 고객들과 이미 공감을 다져오고 있으며, 곡옥은 귀걸이, 팔찌, 목걸이로 활용할 수 있는 형태로서 인사동, 삼청동에서 개인 숍을 운영할 때 커플과 가족, 친구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아이템 제품으로 이니셜을 새기며 장식하는 등 사랑을 받았으며, 제품이 판매될 때, 곡옥에 대한 설명과 역사적 짧은 이야기 하나만으로도 의미있게 담아가는 손님들과 공감이 될 때, 가장 보람이 된다고 한다. 

서울 전통문화의 거점인 인사동에서 공방을 운영하기도 한 배 작가는 벽화의 삼족오 형상을 복제하기보다는 오국시대를 호령한 고구려의 기백이 담긴 삼족오의 펜던트를 제작했으며, 2012년의 프랑스 파리 전시와 2017년 미국 베벌리힐스 K-콘 현장부스에서 다양한 연령층의 현지 외국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전한다. 

그 외에도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전문 몰을 오픈할 계획이며, 중기청의 선정과 연계하여 SNS와 소통하는 온라인 판매 루트를 찾고 있다. 배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이 기존의 한국 문화상품에 대한 틀을 벗어나, 확실한 시대설정이 있는 장신구로서 각 제품마다 제작자의 취지와 목적이 반영된 ‘아트 에듀케이션’을 토대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배 작가는 전 연령대 남녀노소가 부담 없이 착용하며 오국시대에 대한 흥미를 고취하는 것도 좋지만, 역사에 관련된 다큐 및 교양 프로그램에서 오국시대 제품들과 연계하여 설명하게 된다면 교육적인 효과를 배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한다. 오는 7월, 일본의 ‘아트 오사카’에 곡옥과 삼족오 제품들을 출품하는 배 작가는, 지금까지 제작한 200여 점의 제품들로 빛나는 우리의 역사를 이야기하고자 제품 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동안 삼국시대에 가려졌던 탐라와 가야의 문화에도 주목해, 다양한 디자인을 연구하고 발굴해 온 배 작가의 창작 활동에 기대를 걸어 본다.

정명우 기자/ andyjung79@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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