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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쉼표]‘효리네 민박2’의 주제
JTBC ‘효리네 민박’시즌2가 오는 20일 ‘스페셜 방송’을 한 편만을 앞두고 있다. 시즌2는 시즌1만큼 화제성이 높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했다. JTBC에서 방송되는 프로그램중에서 광고단가가 가장 높은 콘텐츠이기도 하다.

‘효리네 민박’은 직원이 아이유에서 임윤아로 바뀐 점만 빼면 민박집 주인인 이효리-이상순 부부와 민박집을 찾는 손님이라는 구조는 시즌1과 똑같다.


그럼에도 디지털에서 아날로그로, 채워넣기에서 비우기로, 도시보다는 지방(로컬), 문명보다는 자연적이고 생태환경적인 느낌이 나는 이 프로그램은 사람을 흡인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일요일 밤 9시대 뭔가 편안하게 한 주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월요일을 맞기에도 좋은 프로그램이다.

‘효리네 민박’은 대표적인 저성장 시대의 예능이다. 출세와 돈벌이를 위해 앞만 보고 달려왔건만 목표에 도달하고 나니 남는 건 허무다. 아니, 이제 목표에마저 도달할 수 없다. 그러니 목표를 줄일 수 밖에 없다. 소확행(小確幸)을 일상에서 느낄 수 있는 소소한 행복으로 정의하지만 여기에는 젊은이들의 깊은 좌절도 포함돼 있다.

이 같은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효리네 민박’은 무척 잘 어울린다. 지난 13일에는 주제라고 할만한 내용이 제시됐다. 이효리, 이상순, 임윤아가 개를 데리고 산책을 나가 효리-상순 부부가 나눈 대화에서다.

“제주생활이 사람들은 로망을 갖고 있지만 되게 단조로워. 여름에도 지난여름처럼 똑같이 살고 겨울에도 지난겨울이랑 똑같고 특별히 변화무쌍한 일이 없잖아”(효리)

“단조로운 게 너무 심심한 건 아닌가 생각했는데 한 5년 되니까 익숙해지고 이런 게 진짜 안정감 있고 좋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고 불안한 게 없어져”(상순)

효리-상순 부부가 제주생활 5년만에 깨달은 진리가 ‘효리네민박’의 주제다. 단조로와도 마음이 편안한 걸 최고로 치는 삶이다. 롤러코스트를 타는 듯한 삶과 정반대의 삶이다. 물론 돈이 많은 이효리의 삶을 따라하는 건 쉽지 않다. 하지만 지금 내 자리에서 최대한 편안하게 지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이 편안한 것, 그 앞에 아메니카노 한 잔이면 행복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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