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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논문ㆍ특허로 살펴본 북한 과학기술 수준은
- 2016년 106편 논문 발표, 공학ㆍ수학ㆍ물리학ㆍ컴퓨터 분야 집중돼
- 중국 등 국제공동연구 눈길, 국가과학원ㆍ김일성대학 소속 과학자 주도
- 김정은 시기 특허등록 6969건, 대학ㆍ대학硏 중심 화학분야 출원 활발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4·27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한 과학기술 협력이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2012~2016년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급 학술지에 등재된 논문과 특허출원 현황을 조사 분석한 결과, 북한의 국제적 과학기술 교류와 함께 논문 및 특허등록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을 파악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북한 과학자들이 발표한 국제학술 논문 분석이다.

북한 과학자들은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총 396편의 국제학술지 논문을 발표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을 시작한 2012년에는 논문 게재 수가 전년대비 3배 이상 증가하면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북한 과학논문의 가장 큰 특징은 국제공동연구를 통해 다수의 논문을 발표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2016년 북한 단독 논문은 60건인데 비해 국제협력논문은 336건(85%)에 달한다.

주제분야별로는 공학 102건(38%), 물리학 및 천문학 53건(20%), 수학 50건(18%) 분야에서 연구활동이 활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농학, 의학, 약학, 생물학, 에너지, 환경과학, 면역학 및 미생물 분야는 상대적으로 미미했다. 가장 많이 집중된 공학 관련 논문을 살펴보면 공학일반 52건, 제어 및 시스템공학, 전기전자공학이 뒤를 이었다.

북한과학자들 중 주소가 북한으로 되어있는 과학자는 총 503명으로 논문 한편만 발표한 저자의 수는 321명에 달한다. SCI급 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10명의 북한과학자는 국가과학원, 김책공업종합대학, 김일성종합대학, 희천공업대학, 평양과학기술대학 소속으로 집계됐다.

기관별 주요 연구분야를 살펴보면 김일성종합대학은 물리학 및 천문학, 공학, 수학, 컴퓨터 과학 등의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활동을 보였다. 김책공업종합대학은 공학, 재료공학, 지구과학 및 행성과학, 국가과학원은 수학, 물리학 및 천문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북한에서 국제학술논문을 가장 많이 발표한 과학자는 국가과학원 레이저연구소의 김광현 박사다. 김 박사는 2010년 이후 활발한 연구활동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2012~2016년에는 김 박사를 필두로 권용혁, 김명철, 최광민, 임성진 박사 등이 10편 이상의 논문을 발표했다.

북한에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과학자는 중국이나 독일 등 해외에 거주하며 논문을 발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ㆍ연구소 2083건, 화학분야 특허출원 최다= 북한에는 우리나라의 특허청에 해당하는 기관으로서 내각의 과학원 산하에 발명국을 두고 특허 발명에 관한 집행업무를 관장하고 있다. 그 산하에 발명심의소를 둬 특허 창의고안의 접수 심사 등록 등 실질적인 집행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북한 특허출원의 가장 큰 특징은 화학과 기계분야를 중심으로 북한 내 최고연구기관인 국가과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 등 대학ㆍ연구기관이 중심축을 이루고 있는 점이다. 이는 장거리 미사일, 핵무기 등 군수무기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왔다는 사실과 궤를 같이 한다.

KISTI에 따르면 2012~2017년 북한 발명공보에 출원된 특허는 총 6969건에 달했다. 이 수치는 외국인 출원을 제외한 북한 과학자가 출원한 것이다.

연도별로는 2001년 461건이던 출원건수가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한 2012년 1233건, 2016년 1630건으로 크게 늘었다. 다만 지난해 특허출원은 263건으로 감소했는데 대학과 기업, 연구소 뿐만 아니라 병원 등의 특허출원이 전체적으로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출원 기관별로는 대학ㆍ대학연구소가 전체의 약 30%인 2083건, 기업ㆍ기업연구소가 1633건(23%), 개인 1268건(18%), 연구소 1130건(16%), 공공기관 481건, 병원 262건이었다.

출원인별로는 북한 최대 연구기관인 국가과학원이 691건, 김일성종합대학 514건, 김책공업종합대학 453건, 의학과학원 102건, 평양기계종합대학 81건으로 나란히 1위부터 5위를 차지했다. 출원 건수로는 국가과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 김책공업종합대학이 74% 이상을 차지했다.

기술분야별 특허 출원을 살펴보면 북한에서는 화학분야가 2375건으로 40% 이상을 차지하면서 관련 연구개발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기계 1464건, 전기 1384건, 기구 1247건 등이었다. 북한이 과학기술을 통한 강성대국을 주창하면서 화학, 기계 분야에 R&D를 집중시켜 특허 출원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최현규 통일과학협의회 회장은 “북한의 과학기술 수준은 우리나라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편”이라며 “김정은 위원장 집권 후 과학기술 우선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군사기술과 민수부문 사이에 불균형 간극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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