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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목식당’, 별 뜻 없이 내보낸 안기부의 터가 좋다는 자막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은 요즘 서울 해방촌에 위치한 ‘용산 신흥시장’을 방송하고 있다.

여기서 지원군으로 합류한 가수 황치열은 이 곳 옥상(루프탑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남산 여기가 좋아요. 옛날에 안기부가 왜 여기 있었는지 알 거 같아.”


듣기에 따라서는 충격적인 코멘트다. 안기부가 있던 장소가 터가 좋은 곳이라는 말은 농담으로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생각이 없거나, 무지하거나 둘 중 하나다.

이를 두고 한 시청자는 “충격을 넘어 경악할 수준인 것 같습니다”라고 썼다. 게다가 이 말은 영업이 잘 안되는 골목식당을 소생시키는 이 프로그램 취지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따라서 이런 토크는 제작진이 편집에서 없애는 게 옳았다. 요즘 처럼 민감한 시기에 자막과 편집에 좀 더 세심하게 신경을 써야 한다.

기성세대들은 남산 안기부 하면 독재 정권의 “고문”이 우선적으로 연상될 정도다. 당시 데모를 하다가 잡혀가 그곳에서 받은 고문으로 후유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여전히 많다.

물론 황치열이 그런 것까지 알고 토크를 했을 리는 없다. 순수하고 열정이 많은 가수라는 사실은 기자도 잘 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지상파 프로그램에서 아무 생각 없이 이런 말을 하면 안된다. 이런 말을 하려면 배경 지식과 관련 사실에 대한 조사 정도는 해보고 해야 한다.

제작진은 이 방송 직후 실시간 검색어 및 주요 포털 VOD 조회수 상위권을 휩쓸며 높은 화제성을 나타냈다고 보도자료를 보냈다. 그것보다는 이런 토크가 여과 없이 그냥 나간 데 대해 제작진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 같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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