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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역대 최다 해난사고, 人災 때문에 여전히 위험한 바다
최근 집계된 해양경찰청의 2017 해상조난사고 통계는 놀랍다 못해 참담하다. 뭍에 올려진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작업이 10일 시작되지만 해상안전의식은 여전히 누운 채 그대로다. 해경을 해체하고 안전대책을 세우느라 온 나라가 호들갑을 떤지 4년이다. 그런데도 효과는 전무하다. 해상 조난 사고는 여전하고 오히려 세월호 참사 이전보다 더 잦아졌다. 게다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작년 해상 조난 사고를 당한 선박은 3160척이다. 말할 것도 없이 역사상 가장 많다. 매일 8~9건의 조난사고가 발생했다. 전년 2839척보다 무려 11.3% 증가했다. 1993년 집계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았다. 줄어들어도 모자랄 판에 10% 넘는 증가세라는 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다에서의 안전불감증은 해도 너무한다. 세월호의 참사가 일어난게 2014년이다. 그해 해상 조난사고는 1418건이었다. 수많은 젊은이들을 수몰시킨 슬픔이 가시지도 않았을 2015년 해상 조난사고는 2740건에 달했다. 거의 두배로 늘어났다. 통계가 사실인지 의심스러울 지경이다. 이런 상황이니 해상 조난사고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사고의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지난해 조난 사고원인은 정비 불량이 1366척으로 가장 많았다. 다른 사고도 운항 부주의 1042척, 관리소홀 330척, 연료 고갈 88척, 화기 취급 부주의 65척 등이다. 기상악화로 사고에 휘말린 선박은 120척뿐이다. 4%도 안된다. 결국 전체 사고의 96%는 바람과 파도도 없이 멀쩡한 하늘에서 일어났다. 사실상 인재다.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였으면 나지 않았을 사고였다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구조 성적이다. 지난해 사고가 발생한 선박중 구조에 성공한 것은 3102척이다. 구조율(발생 대비 구조)이 98.2%다. 여기서 1만7228명이 구출됐다. 그런데도 해상 조난사고로 사망 또는 실종된 사람들이 매년 100명을 넘는다. 역대 가장 높은 구조율이라지만 위안을 삼기 어려운 이유다.

길이 333m, 폭 77m의 항공모함에서 80여대의 전투기가 뜨고 내리는데도 사고율이 제로에 가깝다. 8000번을 뜨고 내릴때 한번의 접촉사고가 일어날 정도다. 조종사의 조정기술은 물론이고 정비에 그만큼 만전의 노력을 기울였기에 가능한 일이다.

안전은 관리하는게 아니다. 해상에선 안전이 모든 것이어야 한다. 세월호를 바로 세우는 이때 해상안전의식도 바로 서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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