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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북 정상회담 D-1] 韓美전문가 “이번 정상회담은 비핵화 해결 아닌 포석”
한반도 평화정착 논의 첫단추
‘특정여건 특정시한내 비핵화’
김정은 발언땐 의미있는 진전
북핵문제 억제 중요한 모멘텀


“2018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근본적 논의를 시작하는 첫 단추가 될 것이다”

한국과 미국의 남북관계 및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26일 한반도 역사에 한 획을 그을 2018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의의를 이같이 꼽았다. 이는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가 회담 공식 슬로건으로 정한 ‘평화, 새로운 시작’과 의미가 일맥상통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반도 평화체제로 진입하는 입구는 한반도 비핵화에서 시작된다며, 이번 회담이 오는 5월말~6월초 있을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견인할 수 있도록 포석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패를 가를 의제는 단연 ‘북한의 비핵화’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 연구실장은 “이번 회담은 한반도 평화의 근본적 문제라고 할 수 있는 비핵화 문제를 집중논의하고 해결하는 회담이기 때문에 2000ㆍ2007 남북 정상회담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입을 통해 특정 여건이 된다면 특정 시한 내에 비핵화를 할 용의가 있다는 확인을 받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진단했다. 홍 실장은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 시한과 방식이 타결되는 빛나는 순간을 남겨두기 위해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수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도 제언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통일부 장관이었던 이재정 경기교육감은 “한반도 평화체제로 진입하는 데에 가장 중요한 전제가 바로 북핵문제의 해결”이라며 “이번 회담이 북미회담으로 가고 남북미 회담으로 이어져 비핵화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이룰 수 있도록 모멘텀을 지속해나가는 게 이번 회담의 핵심의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북핵문제의 완벽한 해결과 함께 북미 간 적대적 관계도 해소돼야 한다”며 “한반도 비핵화와 함께 북미수교로 달려갈 수 있도록 포석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담이 ‘문제해결’ 자체가 아닌 ‘문제해결을 위한 포석’을 마련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관세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소장은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완성되진 않겠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진입하고 시작하는 단계에서 나름대로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본다”며 “(회담) 의제 자체가 크고 중요하기 떄문에 한 번에, 원샷에 끝날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이 소장은 남북 정상회담의 역할에 대해 “어떤 입장 내지는 어떻게 하려는 의지, 또는 큰틀에서의 방향성 등을 정리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 전문가들도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 비핵화의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북한의 진정성에 대한 의문을 보였다.

미국 ‘네오콘’(신보수주의)의 핵심인사로 꼽히는 폴 울포위츠 전 미 국방부 부장관은 “이번 (남북ㆍ북미) 회담들로 북한과 새로운 관계의 국면으로 들어가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도 “하지만 북한 정권이 실제 비핵화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울포위츠 부장관은 전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18 아산플래넘’ 계기 마련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부시 정권 당시 백악관 동아태 선임보좌관을 지낸 마이클 그린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부소장은 “지난주 북한이 발표한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는 쉽게 뒤집을 수 있는 내용들”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긴장은 완화되더라도 북핵ㆍ미사일 개발에 따른 실질적 위협이 줄어들지는 미지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린 부소장은 다만 “남북 정상회담은 북핵문제를 억제하고 다루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모멘텀”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다자회담이 마련돼 현 상황에서 북한에 취할 구체적 조치에 대한 합의를 도출해 주변국들과의 긴밀한 공조를 바탕으로 북핵문제를 관리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재연 기자/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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