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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녀에 다 나쁜 미세먼지 ①] 미세먼지, 저출산에도 영향…임신 확률 낮춘다
-국립암센터ㆍ차병원 공동 연구팀
-“시험관아기 시술 성공률 떨어뜨려”
-“대기오염 50%↑…성공률은 10%↓”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미세먼지가 자연 임신 뿐 아니라 시험관 아기 시술로 불리는 체외 수정(IVF) 성공률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세먼지가 최근 심각한 저출산과도 관련이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6일 국립암센터와 차병원에 따르면 국제암대학원대 암관리학과의 김선영 교수와 차병원 서울역센터의 윤태기ㆍ최승아 교수(이상 산부인과 전문의) 공동 연구팀은 2006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강남차병원에서 체외 수정 시술을 받은 서울 거주 여성 4851명을 분석, 이같은 사실을 최근 확인했다. 

미세먼지가 최근 심각한 저출산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나와 주목된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의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인 최근 서울 강남 지역 일대가 미세먼지로 뿌옇게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팀은 지름 10㎛(1㎜의 1000분의 1) 이하인 미세먼지(PM10), 이산화질소, 일산화질소, 이산화황, 오존 등 5개 대기오염 물질이 체외 수정 시술의 임신 성공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대기오염 수치는 서울시 약 40곳의 측정소에서 내놓은 자료를 이용했다. 그 결과, 대기오염이 평균치보다 약 50% 증가할 경우 체외 수정에 성공할 확률은 10%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대개 난임 부부의 체외 수정 성공률이 30%라는 점을 고려하면 최종적으로 2~3%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이라며 “대기오염과 임신 성공과 상관관계를 드러내는 유의미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대기오염으로 인한 체외 수정 성공 확률의 저하는 대기오염 물질 중 특히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의 영향이 컸다. 시술 주기에서는 초기 단계인 난자 채취 전 난소 자극 시기와 배아 이식 후에 대기오염에 노출됐을 때가 가장 위험했다.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이 임신 성공률을 낮추는 명확한 원리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다만 간접흡연이 임신 성공률을 떨어뜨린다는 기존 연구와 유사한 원리일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하고 있다. 간접흡연으로 인해 흡수된 독성물질이 산화스트레스와 DNA 손상을 유발해 배아의 질을 떨어뜨리고 자궁 내 환경을 변화시켜 착상 실패를 일으키는 것처럼, 대기오염으로 인한 독성물질 흡입이 생식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차병원 서울역센터 원장인 윤 교수는 “연구 결과로 보아 체외 수정 주기에서 배아 이식 후에 미세먼지에 노출될 경우 임신 성공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난임 시술비 지원과 같은 정책 이외에도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갖고 대기오염을 줄여 나가는 국가 차원의 노력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인간생식(Human Reproduction)’ 4월호에 게재됐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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