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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고위직 여성 다합쳐도 ‘Mr. 존’보다 적다”…美엘리트사회 성불평등 심각
NYT ‘유리천장 지수’ 분석…“차별 여전”
공화당 상원의원 여성 12%<‘존’ 이름 남성 14%
포천 500대 기업 CEO 중 여성 5% 불과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미국의 정치, 경제, 문화 등 각 분야에서 최고위직을 맡은 여성은 남성에 비해 극히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엘리트사회에서도 ‘유리천장’으로 인한 성 불평등이 여전히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미국 최고위직에서 여성의 수는 ‘존(John)’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성의 수만큼밖에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NYT는 정치, 법률, 기업, 기술, 학계, 영화, 언론 등 다양한 분야를 포함한 미국인의 삶에서 중요한 지도자 역할을 맡은 여성과 남성의 수를 분석한 ‘유리천장 지수(Glass Ceiling Index)’를 내놨다. 

[사진=오픈애즈]

각 분야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을 흔한 남성 이름과 비교한 이 지수에 따르면 존은 미국 인구의 3.3%를 차지하고 여성은 인구의 50.8%를 구성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 집권당인 공화당의 상원 의원 중 여성의 비율은 12%로 존이라는 이름의 남성(14%)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소속 주지사 가운데서도 여성은 13%로 존(19%)보다 숫자가 적었다.

NYT가 조사한 지도자 그룹 중 여성의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기업 최고경영자(CEO)였다. 포천(Fortune) 500대 기업의 CEO 중 여성은 5%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제임스’란 이름의 남성 CEO 비율과 같은 수준이다.

영화계에서도 성비 불균형은 심각했다. 지난해 최고 수익을 올린 100대 영화의 감독 가운데 여성은 단 7%였다. ‘제임스’와 ‘마이클’ 감독의 비율(8%)보다도 낮은 수치다.

최근 5년간 대규모 기술 거래에 참여한 벤처캐피털 투자자 중 여성은 9%로 데이비드, 제임스, 피터(11%)보다 적었다.

공화당 하원 의원과 주지사 중 여성의 비율은 각각 9%, 12%로 조사됐다.

내각과 사립대학 총장 중에서는 여성이 각 21%를 차지했다.

발행부수가 많은 대형 언론사 편집장 가운데 여성은 24%였다.

이어 ▷연방 판사(27%) ▷민주당 하원 의원(31%) ▷대법원 판사(33%) ▷민주당 상원의원(35%) 등의 순으로 여성이 비율이 낮게 나타났다.

맥아더재단이 매년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큰 인물에게 기금을 수여하는 ‘맥아더 펠로우십’ 2017에서는 여성의 비율이 38%로 그나마 높았다. 재단 측이 다른 그룹보다 다양성을 추구한 데 따른 결과다.

조사 대상 그룹 중 유일하게 여성의 비율이 남성보다 높은 분야는 ‘잡지 편집장’이었다. 발행부수 상위 50위 잡지 편집장 중 여성은 52%를 차지했다. 이는 가장 인기 있는 잡지가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NYT는 “지난 2015년 처음으로 ‘유리 천장 지수’를 발표한 이래 최고위직에 오르는 여성의 비율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성은 남성보다 더 많이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남성이 지배하던 직종에서 일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지만, 고위직으로 승진하는 것은 여전히 더디고 정체돼 있다는 것이다.

NYT는 “여러 연구에 따르면 최고위직에서 여성의 수가 남성보다 적은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차별’”이라면서 “충분한 자격을 갖춘 여성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장애물들은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in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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