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모멘텀은 좋은데 운임이 아쉬운 해운업종
- 정부 지원책ㆍ남북관계 개선 등 호재
- 컨테이너선 신조 발주, 새 항로 개척 등 투자
- 항공운송에 밀려 수요 부족에 수익성 개선은 ‘험난한 길’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한진해운 파산 이후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해운업종의 주가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정부의 해운업 재건 5개년 계획이 발표됐고 남북관계 개선 등 호재도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해운 시장 운임이 거대 해운사 중심으로 짜여진 만큼 본격적인 실적 개선은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 현대상선, 대한해운, 팬오션 등 주요 해운업체의 주가는 4월 초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한때 2월 초 대비 10~15%까지 빠졌던 주가가 하락폭을 거의 만회하거나 상회하고 있다. 


해운업종 주가는 지난 5일 정부가 ‘해운업 재건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상승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정부는 2022년까지 국내 해운업을 매출액 51조원의 세계 5위 산업으로 키운다는 목표 아래 국내 화물의 국적선사 운송을 확대하고 액화천연가스(LNG)나 발전용 석탄 등 전략화물을 국적선사로 나르기로 했다. 또한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선박 신조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향후 3년간 국내 선사가 신규로 발주하는 200척에 대해 비용을 지원키로 했다.

국내 해운업을 부활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확인되자 업체들의 적극적인 투자도 이뤄졌다. 현대상선은 2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2척과 1만4000TEU급 8척을 새로 건조하기 위해 국내 조선소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했다. 정부와 금융기관이 해운업체에 선박 구매 비용과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8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한 만큼 다른 해운업체들의 선박 발주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신규 투자가 실제 운송실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나왔다. 현대상선이 지난 8일부터 세계 최대 해운동맹 2M(머스크, MSC)와 별도로 단독 운항을 개시한 북유럽 노선은 내달 7일까지의 선적 예약률이 100%를 달성해 주가에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감소하고 있는 정치적 상황 역시 해운업계에는 희소식이다. 문다솔 흥국증권 연구원은 “북한과의 관계 개선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이 러시아의 극동개발과 맞물려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러시아의 북극항로 활성화가 해운업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상선의 경우 한ㆍ러 기업협의체와 해운 항만 개발 지원 협의체에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연이은 호재에도 불구하고 해운업계의 실적 개선은 여전히 낮은 운임에 발목을 잡힌 상태다. 이한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 증감률은 2000년대 이후 글로벌 교역량 증감률을 앞섰지만 2017년에는 그 폭이 0.8%포인트로 극히 작아졌다”며 “물동량이 항공운송으로 몰렸기 때문”이라며 해운업계의 수요 부족을 지적했다.

반면 컨테이너 운송 공급은 크게 늘었다. 2016년 90만600TEU였던 인도량은 2017년 114만7000TEU로 크게 증가했다. 공급이 수요를 추과하면서 운임 회복속도도 더뎌졌다. 건화물운임지수(BDI)는 12월 중순 1734포인트에서 4월초 948까지 하락했다. 이후 중국의 철강 가동률 제한정책 헤제로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1125포인트에 머물고 있다.

이 연구원은 “현대상선을 포함해 국내 해운업체들은 규모가 2M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아 컨테이너 하역비, 보관료, 육상운송비 등 화물 변동비 비중이 높다“며 “선복량을 늘리지 않으면 성수기인 3분기에 소폭 흑자를 내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why37@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