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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이경의 연기 인생 홀로서기
-“부잣집 아들 역할은 가급적 피하겠다”

[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배우 이이경(29)은 이제야 제대로 된 드라마를 만난 듯 하다. 최근 종영한 JTBC 월화드라마 ‘으라차차 와이키키’에서 코믹 과장 연기로 큰 웃음을 선사하며 종횡무진 활약을 펼쳤다. 웃기기만 한 게 아니다. 짠하다. 웃기면서 슬픈(‘웃픈’) 역인데, 이이경은 이를 잘 소화해냈다.

한마디로 ‘인생캐릭터’였다. 그는 2012년 데뷔해 꽤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했다. 하지만 이번 이준기 역할로 가장 큰 반응이 나왔다.

“‘인생캐’라는 말을 해주시니 뿌듯하다. 앞으로 그런 작품을 만날 자신은 없다. 이번 작품을 통해 알게 된 점은 좋은 연기를 하기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하니 시청자분들이 다 알아봐주시더라는 점이다.”


이이경이 이렇게 코미디를 잘하는 배우였나라고 할 정도로 코믹 연기에 잘 적응했다. 애드립을 통해 새로운 코믹 연기를 만들기도 했다.

“영화 ‘괴물들’을 제작자이자 영화 ‘이웃사랑’의 김휘 감독이 나에게 코미디를 해야 한다고 했다. 요즘 젊은 친구들은 코미디 특유의 호흡이 없는데 나에게는 그런 호흡과 운율이 있다면서 그걸 써야한다고 했다. 현장 반응이 좋고, 시청자 반응까지 좋아지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이이경은 감독이 준기라 생각하지 말고 실제 연기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새벽3~4시에 찍은 장면을 모니터해보니 자신의 이마와 목에 핏대가 올라 있었다.

“와이키키는 독특한 드라마다. 시트콤도 아니고 드라마도 아니다. 감독님은 시트콤으로 다가오지만 드라마로 찍는다고 했다. 카메라도 신마다 장비를 다 사용했다. 캐릭터 각자의 서사가 짧지만 대비가 잘된다. 밝으니까 슬픈 게 대비돼 돋보인다.”

독특한 드라마다 보니 ‘와이키키스럽다’는 말까지 생겼다. 그 뜻은 “대책 없는 일들이 자주 발생하고, 현실에 없는 일까지 일어나지만, 6명이 책임감은 확실히 가지고 있는 거다”고 이이경이 설명해줬다.

이이경은 “정극과 코미디, 사극과 현대물이 있다면 코미디 장르는 확실하게 한 것 같다. 이렇게 대사가 많은 적도 처음이다. 두 페이지반에 걸쳐 내 대사로 채워진 적도 있다. 대사는 맛있게 쳐야 한다. 드라마를 통해 장난도 많이 치고 잘 논 것 같다.”

이이경은 상대역인 고원희(강서진 역)와도 찰떡케미를 보여주었다. 두 사람 모두 망가지는 연기의 최고봉으로 꼽힐만 하다. 고원희에 대해 이이경은 “가장 몸안사리는 열정배우, 리허설의 여왕으로 불린다. 리허설에서 100%를 보여준다. 빵 먹는 연기는 리허설 할 때는 먹는 체 하면서 하지만, 고원희는 리허설 할때도 실제로 먹는다”고 말했다.

그런데, 드라마 커플들의 러브라인이 마침표를 찍기 직전 이이경과 정인선이 사귀고 있다는 기사가 나갔다. 정인선(한윤아 역)은 김정현(강동구 역)과 맺어지고, 이이경은 고원희와 맺어진다.


“작품 들어가기 전부터 우리는 사귀고 있었다. 인선이가 먼저 캐스팅돼 있었고, 내가 오디션을 봐 붙었는데, 안할 이유가 없었다. 열애 기사가 터진 타이밍을 생각하면 제작진에게 죄송하다. 또 차기작 촬영때문에 종방연에 못가 여자친구 혼자 질문 폭격을 받게 한 것도 미안하다.”

이이경은 2002년 데뷔 드라마인 KBS ‘학교 2013’에서 적지 않은 분량으로 존재감을 보여주었다. 그후 많은 드라마에 출연했다. 거의 단역 수준의 배역도 있었다.

“분량은 작품 선택 기준이 아니다. 그랬다면 이렇게 많은 작품을 못했을 것이다. 감독님에게 감동해서 선택한 작품도 있다. 대사가 적어도 작아보이지 않는다. 차기작인 ‘검법남녀’에는 분량이 적을 것이다. 그런 건 신경 안쓰고 전체적으로 보면서 내 포지션에 충실하면 된다.”

이이경은 청주에서 자랐다. 대학에서 체육학과를 다니면서 공수도를 전공했고 전국체전에도 나갔다. 2전2패. 승리의 맛을 모른다고 했다.

21살로 입대했을 때 더 이상 운동을 하고 싶지는 않았다. 군대에서 본 드라마 ‘아이리스’가 너무 재미 있어, 직접 연기 해보면 어떨까 하고 생각했다. 연기학원을 찾아갔다. 연기를 제2 외국어 익히듯이 배웠다.

이이경은 아버지가 LG화학 사장을 했고, 지금은 진주에 있는 연암공과대학교 총장이다. 한때 아버지가 아들이 연기하는 걸 반대했지만, 이이경은 그 어떤 지원 없이 홀로서기를하고 있다. 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기대대로 살 수는 있는데, 그렇게 살고 아버지를 원망하기 싫어요. 원망해도 나를 원망할께요”라고 했다. 그는 부잣집 아들 역할은 가급적 피하겠다고 했다.“차기작에서는 준기의 모습이 안보일 거다. 연기자로 자리잡아, 믿고 보는 배우가 되는 게 목표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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