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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후 10일 영아, 사상 첫 美 의회 등원
상원 “1세 이하 수유 가능”개정
일리노이주 덕워스 상원의원
갓난아이 안고 출석, ‘미의회 새역사’


“의원의 역할만큼이나 엄마의 역할도 중요하다”

태미 덕워스(민주ㆍ일리노이) 미국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태어난 지 10일 된 자신의 둘째 딸 마일리 펄 보울스비와 등원하며 ‘미 의회의 역사’를 다시 썼다. 엄마가 업무를 위해 갓 태어난 아기를 데리고 의사당 내부에 진입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에 따르면 덕워스 의원은 이날 자신의 오른쪽 품에 아기를 안고 미 항공우주국(NASA) 제임스 브라이든스타인 국장 지명자에 대한 인준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 워싱턴 D.C 의사당에 들어서면서 “이는 강력한 느낌을 준다”며 “아이를 데리고 올 수 있도록 허용해준 동료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태미 덕워스 미국 상원의원이 19일(현지시간) 출산 휴가 중 표결 참석을 위해 생후 11일 된 갓난 딸 마일리 펄 보울스비를 안고 의사당에 등원하고 있다. 의사당에 ‘등원’한 사상 첫 영아가 된 딸 마일리는 이날 분홍색 모자를 쓰고, 휠체어를 탄 엄마의 무릎 위에서 잠든 채 상원 의사당에 들어섰다. [EPA 연합뉴스]

마일리가 보호자와 의사당에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아기가 될 수 있도록 상원이 규칙 변경을 해준 데 고마움을 표시한 것이다.

상원은 전날 출산 휴가 중에도 주요 표결에 참여할 수 있도록 1세 이하의 영아를 의사당 내부에 데려오고, 모유 수유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규칙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임기 중 아이를 출산한 최초의 상원의원인 덕워스 의원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덕워스 의원은 지난 9일 마일리를 출산하기 전부터 상원 입회 규칙을 바꾸려고 막후 작업을 벌여왔다. 출산 휴가 중에도 의원과 엄마의 역할을 다 하겠다는 취지다. 상원에서는 이와 관련해 ‘아기의 기저귀도 바꿀 수 있도록 허용할 것인지’, ‘복장 규정도 필요한지’ 등을 놓고 토론을 벌였다. 미 CNN 방송은 “이 규칙이 변경되기까지는 쉽지 않았다”며 “상원이 마지막으로 입회 규정을 변경했던 건 1977년 도우미 견 동행과 관련된 것이었다”고 전했다.

덕워스 의원은 규칙 변경이 이뤄진 직후 성명을 통해 “상원은 일하는 부모들이 직장에서 가정친화적인 정책을 누릴 자격이 있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후 트위터에는 아기가 등원할 때 입을 옷 사진을 게재하며 “나는 곧 표결을 하러 갈 수 있다. 마일리의 복장은 준비됐다”며 “마일리가 재킷이 있는지 확인해 상원의 복장 규정을 어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썼다.

동료 의원들도 이런 변화를 ‘승리’로 평가하고 있다. 로이 블런트(공화ㆍ미주리) 상원의원은 “부모가 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상원 규정이 이를 어렵게 만들어선 안 된다”고 했다.

외신들은 덕워스 의원이 ‘첫 번째’라는 타이틀에 익숙하고 전했다. 태국에서 태어난 중국계 혼혈인 덕워스 의원은 여성이자 아시아계 첫 미 육군 헬기 편대장이다. 2004년 이라크전쟁에 참전했다가 이라크군 공격을 받아 두 다리를 잃었다.

한편, 미 의회의 ‘가족 친화’ 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미 공화당의 1인자로 불리는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지난 11일 “가족들과 소중한 시기에 ‘주말 아빠’로만 불리고 싶지 않다”며 내년 1월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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