깐깐해진 주담대 영향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은행권 전세자금대출 잔액 규모가 50조원을 돌파했다. 올 1분기(1~3월)에만 이례적으로 5조원 이상 늘었다.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막는 정책을 내놓자, 규제에서 벗어나 있는 전세대출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2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ㆍ신한ㆍKEB하나ㆍ우리ㆍ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3월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50조 7712억원이다. 전달보다 3.61%(1조7706억원) 늘었다. 작년 3월과 비교하면 40.99%(24조3194억원) 증가했다. 2016년 3월까지만 해도 이들 은행의 전세대출 잔액은 25조6687억원이었다.
작년 8월 40조원을 넘어서며 가속도가 붙었고, 7개월만에 50조원도 돌파했다. 올해 1분기에만 전세대출 잔액이 5조786억원 증가했다. 그동안 분기별 증가액은 4조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세대출 급증의 배경은 주담대 죄기다. 정부는 작년 주택담보대출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강화했고, 올 1월과 전달엔 각각 신(新)DTI,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도입됐다. DSR은 주담대 뿐만 아니라 카드론, 자동차 할부금까지 합산해 대출액을 따지기에 대출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전세대출은 이런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LTV 규제로 주담대는 집값의 40%까지만 받게 된 지역이 적지 않지만, 전세대출은 이전처럼 전세금의 80%까지 대출된다. DSR 적용으로 주담대ㆍ신용대출자는 연 상환 원리금까지 갚아야 하지만, 전세대출은 이자만 반영토록 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주담대 받기가 어려워져 전세대출을 받아 큰 돈을 융통하는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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