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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 소비시장 트렌드] 불황은 남의 일…보석에 묻혀사는 VVIP
억대 보석도 망설임 없이 구입
백화점 VVIP매출 갈수록 증가


최근 갤러리아백화점 VVIP 고객인 권혜미(가명ㆍ47) 씨는 ‘1대 1 상품 컨설팅(PS to door)’을 신청했다. 곧 갤러리아 VIP팀 직원, 브랜드 직원, 보안요원이 한 팀을 이뤄 권 씨의 집을 방문했다. 잠금장치가 장착된 보안케이스를 열자 적게는 몇천만원에서 많게는 몇억원을 호가하는 고가 보석과 시계가 영롱한 빛을 발산했다. 직원은 권 씨가 사전에 요청한 스타일, 가격대를 기반으로 몇몇 상품을 선별해 맞춤형 컨설팅을 1시간 가량 진행했다. 권 씨는 고심 끝에 남편에게 줄 결혼 30주년 기념 선물로 고가 시계를 구매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지난 2월 고객이 원하는 장소에서 고가의 보석, 시계를 구매할 수 있는 방문 컨설팅 서비스를 신설했다. 그동안 고가 보석은 보안상 위험으로 백화점 이외에는 반출이 어려웠지만 최상위 등급인 PSR 블랙등급에 한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PSR 블랙등급은 VIP고객 중에서도 상위 0.1%에 속하는 최고 등급이다. 

한 고객이 갤러리아백화점의 맞춤복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제공=갤러리아백화점]

이 같은 백화점 업계의 최고급 VIP서비스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다. 신세계백화점은 2011년부터 예술의 전당과 제휴를 맺고 ‘신세계 클래식 페스티벌’이라는 최상위 VIP전용 문화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 7년 동안 신세계 VIP 공연을 거쳐간 음악인으로는 정명훈, 조성진, 백건우 등이 있다. 현대백화점도 프리미엄 공연인 ‘슈퍼스테이지’와 열차여행을 VIP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VIP고객들은 롯데호텔, 롯데JTB, 롯데제주 스카이힐 등 롯데그룹 여러 계열사에서도 풍성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이처럼 백화점 업계가 VIP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장기화된 내수 침체 속에서도 VIP 고객의 씀씀이는 오히려 커졌기 때문이다. 롯데ㆍ현대ㆍ신세계ㆍ갤러리아 등 주요 백화점의 지난해 VIP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크게 성장했다. 업체별 VIP 매출 신장률은 신세계백화점(21%), 현대백화점(18%), 갤러리아백화점(12%), 롯데백화점(9%) 순으로 높았다. 일반 고객들은 경기 흐름에 따라 소비심리가 급변하지만, VIP 고객들은 경기를 크게 타지 않고 견고한 소비성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백화점으로서는 VIP만한 확실한 ‘캐시카우’가 없는 셈이다.

백화점 매출의 핵심을 이루는 VIP고객의 비중도 매년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VIP 고객 매출 비중은 2015년 22%, 2016년 22.8%, 2017년 24%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신세계백화점의 전체 고객 중 VIP는 3%에 불과하지만, 이들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에 이른다. 갤러리아백화점도 상위 10% 고객이 전체 매출의 60%를 견인하고 있다. 소비 양극화에 따라 백화점 업계의 VIP 매출 의존도가 더욱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업계의 매출 정체 속에서도 VIP들의 씀씀이는 꾸준하다보니 이들을 만족시키기 위한 고급스럽고 특별한 서비스가 강화되고 있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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