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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000억원 규모 록펠러 컬렉션…세기의 경매가 열린다
故 데이비드 록펠러 컬렉션
크리스티 뉴욕 5월 단독경매
피카소ㆍ마티스 등 모던회화부터
조선시대 개다리소반까지 1550점 출품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피카소가 파리에 머물던 1905년 당시, 옆집의 꽃파는 소녀를 모델로 ‘꽃 바구니를 든 소녀’를 그린다.

푸른 바탕에 빨간 꽃이 든 꽃바구니를 든 소녀의 나체는 무척이나 독특한 분위기를 풍긴다. 얼굴은 모던하게 그려진데 반해 신체 묘사는 클래식 거장의 어법을 따랐다. 

파블로 피카소, 꽃 바구니를 든 소녀, 캔버스에 오일, 154.8 X 66.1cm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이 작품은 피카소 ‘로즈시대(rose period)’의 몇 안되는 작품 중 하나로, 미국의 대표적 시인이자 콜렉터인 거트루드 스타인이 오랜기간 소장했던 작품이다. 이것이 록펠러 가문의 소장으로 넘어가게 된 건 순전히 ‘운’이다.

1966년 커트루트 스타인의 콜렉션이 시장에 나오자 이 콜렉션 전체를 6명의 콜렉터가 함께 구매하는데, 페기 록펠러가 제비뽑기에서 이겨 피카소의 작품을 손에 넣게 된 것이다. 페기는 이 작품을 소장하고 무척이나 기뻐했다는 일화가 있다. 재미있는 비하인드 스토리를 가진 이 작품이 경매에 나온다. 오는 5월 열리는 ‘록펠러 개인소장품 5월 뉴욕경매’에서다.

미국의 대표적 기업가이자 콜렉터인 록펠러 가문의 콜렉션이 경매에 부쳐진다. 

록펠러 3세와 아내 페기 멕 그로쓰 록펠러(1915~1996)가 평생 수집한 컬렉션은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클로드 모네, 조르주 쇠라, 에두아르 마네, 폴 고갱 등의 명작부터 유럽과 중국 고가구, 한국 고미술품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을 아우른다. 

전체 작품 수는 1550점, 예상 규모는 5억달러(한화 약 5300억원)로 단일 소장품 경매사상 최대다. 앞서 단일경매 최고기록을 세운 크리스티 입생로랑의 4억불(한화 43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티코리아(대표 이학준)는 11일 ‘록펠러 개인소장품 5월 뉴욕 경매’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코너 조단 크리스티 뉴욕 모던회화ㆍ인상주의 부문 부회장과 벤 클락 크리스티 아시아 부회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개최, 경매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크리스티코리아(대표 이학준)는 11일 ‘록펠러 개인소장품 5월 뉴욕 경매’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코너 조단 크리스티 뉴욕 모던회화ㆍ인상주의 부문 부회장(사진 오른쪽)과 벤 클락 크리스티 아시아 부회장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개최, 경매에 대해 자세히 소개했다. [사진=연합뉴스]

클락 부회장은 “이번 경매는 지난해 타계한 데이비드 록펠러의 유지에 따른 것으로, 낙찰금액은 전액 하버드 대학, 록펠러 대학, 뉴욕현대미술관(MoMA)에 기증돼 문화, 교육, 의학, 환경분야 지원에 쓰일 것”이라며 “한국에도 록펠러 가문처럼 유수 기업가들이 많은데, 사회공헌의 방향과 컨셉을 세울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경매에 부쳐지는 소장품은 데이비드 록펠러의 유지에 따라 뉴욕현대미술관과 메트로폴리탄뮤지엄에 미리 기증된 일부 작품과 유족에게 남겨진 몇 점을 제외한 나머지 전체다. 한국미술품도 조선시대 소반과 주칠장 등 22점도 리스트에 올랐다. 20세기 초 모던회화작품 외에도 도자기, 보석, 가구 등 오랜기간 시장에서 보지 못했던 작품들도 나온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작품은 마티스의 ‘록펠러 마티스’로 불리는 ‘목련 옆에 누워있는 오달리스크’(1923년)와 피카소의 ‘꽃 바구니를 든 소녀’(1905년)다. 

앙리 마티스, 목련 옆에 누운 오달리스크, 캔버스에 오일, 60.5X81.1cm [사진제공=크리스티코리아]

‘꽃 바구니를 든 소녀’는 피카소의 ‘로즈시대(Rose Perid)’에 제작된 작품으로 예상응찰가는 9000~1억2000만달러(한화 970억~1300억원)다. 조단 부회장은 “로즈시대 작품이 드문데 가장 대표작은 지난 2004년 크리스티에서 1억300만달러에 낙찰된 ‘파이프를 든 소년’이다. 이번 작품은 그 이상 기록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목련 옆에 누워있는 오달리스크’의 예상응찰가는 7000~9000만달러(한화 750억~970억원)로, 이대로 낙찰될 경우 마티스 개인 최고가를 경신하게 된다. 조단 부회장은 “마티스가 니스에서 그린 작품으로 이전 대가들인 앙그르, 델라쿠르아의 영향을 받았다. 오달리스크라는 서양 미술에서 주로 다뤘던 소재를 마티스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패턴과 색조가 워낙 훌륭하다”고 평가했다.

크리스티측은 이번 경매가 전세계 콜렉터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고 있었다. 앞서 프리뷰를 진행한 홍콩, 런던, LA등에서 콜렉터들의 관심이 상당했기 때문. 클락 부회장은 “아시아지역 콜렉터들의 반응이 좋았다”며 “작품도 작품이지만 록펠러 가문에서 소장했다는 이력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말했다.

경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나뉘어 열린다. 오프라인 경매는 5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온라인경매는 5월 1일부터 11일까지다. 출품작의 가격대도 다양하다. 가장 낮은 출품작 응찰가는 100달러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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