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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은 지금 ‘예쁜 누나’ 설렘주의보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인기
손예진-정해인 ‘환상케미’에 감정선 섬세
‘예뻐 보이기’ 아닌 편안한 일상모습 어필
극적이고 자극적 요소 없지만 몰입도 높여
“마치 내가 연애하는 느낌” 시청자들 공감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보는 순간 시청자도 연애에 동참한 듯하다. “연애 하러 출발~”하고 달리는 ‘연애 열차’에 동승할 수 있다. 일종의 ‘체험 멜로’다. ‘사랑의 진도’의 엑셀레이터를 밟는 아찔한 순간을 경험할 것이다. 순간순간 섬세한 감정도 느껴볼 수 있다.

여기서 진도란 물리적인 진도 외에도 고민, 내면, 성숙 등 정신적인 성장도 포함돼 있다. 사랑에는 좋은 일만 있는 게 아니다. 이들이 앞으로 넘어야 될 장애물들도 만만치 않다.

그래도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죽었던 연애세포를 하나하나 살리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고도 설레지 않았다면 연애세포가 괴사됐다고 자가진단하면 될 것 같다.

JTBC 금토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가 죽었던 연애세포를 하나하나 살리고 있다. 이 드라마를 보고도 설레지 않았다면 연애세포가 없어졌다고 자가진단하면 될 것 같다. 이 드라마에서 연애를 시작한건 손예진과 정해인인데, 왜 보는 사람도 연애하는 기분이 드는걸까?

이 드라마에서 연애를 시작한건 손예진과 정해인인데, 왜 보는 사람도 연애하는 기분일까? 이렇게 된 데에는 손예진-정해인의 좋은 케미와 감정선을 놓치지 않는 섬세하고 감각적인 연출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Save The Last Dance for Me’와 ‘Stand By Your Man’ 등 수시로 흘러나오는 올드팝이 이 동영상과 잘 어울리면서 옛날 노래 같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신기하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극본 김은, 연출 안판석)는 숨 가쁘게 자극적으로 흘러가는 안방극장 속에서 잔잔하게 인물들의 감정 전달에 집중하며 설렘을 극대화한다. 감각적인 연출과 분위기 있는 올드팝 OST, 그리고 진짜 연애중인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가 어우러지면서,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보는 이들의 눈과 귀와 심장을 자극한다.

손예진, 정해인 두 배우의 역할은 지대하다. 두 남녀배우는 현실에서 찾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극히 현실적인 모습을 연기하면서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매력적인, 그래서 보기에 좋은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손예진은 외적인 모습에서도 ‘예뻐보이기’가 아닌 ‘윤진아처럼 보이기’에 맞춰져 있다.가볍게 질끈 묶는 스타일로 자주 등장하는 부분도 직장 여성의 일상을 리얼하게 보여주기 위해 스텝의 도움 없이 일상처럼 자신이 직접 머리를 묶어서 촬영에 임하는가 하면, 서너벌의 옷들을 반복적으로 착용하는 등 현실적인 캐릭터 느낌을 주기 위한 고심한 흔적들이 보인다. 음주신들 대부분이 실제로 술을 마시고 촬영해 눈가와 목가가 붉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정해인이라는 남자는 한번 씩 웃기만 해도 여성들의 큰 반응이 나온다. 마치 시청자에게 웃은 것 처럼 착각하게 한다. 해맑은 웃음, 깨끗한 웃음, 상큼한 웃음에 스마트함, 댄디함, 고급스러움이 묻어난다.

지난 7일 방송된 4회 방송에서 본격적으로 설레는 연애를 시작한 윤진아(손예진)와 서준희(정해인). 밤샘 통화를 하다가 휴대폰을 귀에 올려놓은 채 잠드는 일은 기본이고 출퇴근길에 데려다주거나 옥상에서 만나 틈새 데이트를 만끽했다. 준희가 진아의 1박2일 출장에 따라가며 둘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 두 사람은 첫 키스를 나눴다. 단 4회 만에 진아와 준희가 서로 재는 것 하나 없이 사랑을 향해 직진했다.

‘예쁜 누나’는 일상의 긴 호흡 속에서 모든 인물들의 감정선을 세세하게 담아내고 있다. 극적인 사건도 없고, 눈으로 레이저를 쏘며 소리치는 인물도 없다. 그러나 진아와 준희의 감정이 드러나는 주요 장면들은 아름다운 올드팝 OST와 함께 슬로우모션으로 그려내며 두 사람에게만 몰입하는 재미를 이끌어낸다. 특히 멀리서 지켜보는 듯한 화면 구성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는 모르지만 진아와 준희의 들뜬 설렘을 고스란히 전한다. 특별히 극적이지 않은데도 “버릴 장면이 하나도 없다”는 평이 나오는 이유다.

가족들 몰래 둘 만의 연애를 시작한 이들 연인이 벌써부터 걱정이 되기는 하다. 누나 서경선(장소연)의 둘도 없는 친구와 사귀게 된 준희는 엄마나 다름없는 누나를 어떻게 설득시킬 것인가? 또 진아는 어떻게 이 드라마 최악의 캐릭터로 무개념의 극치인 엄마 김미연(길해연)과 마주할까? 당분간은 이들에게 알리지 않고 비밀로 했으면 한다.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자극적인 요소 없이도 심장을 자극, 신개념 웰메이드 연애드라마로 열렬한 호응을 얻고 있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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