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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APAS]강남맘들의 필수 앱 ‘마켓컬리’ 써보니…
[헤럴드경제 TAPAS=나은정 기자] “보통 주말에 마트를 가거나 마트 어플리케이션(앱)으로 장을 봤는데, 온라인 푸드마켓은 잠들기 전에 주문하면 출근 전에 배송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마트에서 구하기 힘든 식재료도 많아서 좋아요.”

9년 차 직장인 김지연 씨는 퇴근 후 침대에 누워 모바일로 장보는 재미에 빠졌다. 새벽배송으로 유명한 온라인 푸드마켓을 이용하면서다. 정갈하게 손질된 채소와 수산물뿐만 아니라, 요리 프로그램에서만 보던 외국 요리 재료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베이커리 빵까지 터치 몇번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다.


프리미엄 식재료를 새벽에 배송해주는 온라인 푸드마켓이 젊은 부부들과 1인 가구에 인기다. 밤에 주문해도 출근 전 이른 아침 신선식품을 받아볼 수 있어 편리한데다, 특별한 기분을 낼 수 있는 요리재료까지 손쉽게 얻을 수 있는 ‘나를 위한 작은 사치’의 즐거움이 녹아있다. 판매되는 대부분의 신선식품이 유기농, 무농약, 친환경,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덕분에 식재료에 예민한 ‘맘’들 사이에서도 큰 인기다.

대표적인 것인 ‘마켓컬리’다. 2015년 서비스 론칭 후 지난 3월 현재 월매출액 100억원, 회원수 60만명을 돌파했다. 30~40대 ‘강남 엄마들의 필수 앱’으로 입소문을 타고 이제는 워킹맘들의 필수 앱이 된 마켓컬리에서 식재료 쇼핑을 ‘체험’해봤다.

   눈이 즐겁다 입은 더 즐겁겠지

마켓컬리의 최대 강점은 ‘소확행’(작지만 확실하게 실현가능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점이다. 그저 내일 아침 끓일 된장찌개 재료를 사는 게 아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보니 첫 화면에 자연산 돌멍게가 뜬다. MD추천상품이다. ‘거제도 베테랑 해녀가 채취한’ 제철 돌멍게의 짭조름한 감칠맛과 달큰한 내음에 대한 설명을 읽고 있자니, 멍게를 싫어하는 기자도 군침이 돈다.


페이지를 이동하다 눈에 띈 건 분홍빛 벚꽃 소바. 일본 3대 소바 명산지에서 건너왔다는 벚꽃 소바를 클릭해보니 분홍빛 면발에 한 번 끌리고 함께 안내된 조리법에 혹한다. ‘주말에 봄 분위기 좀 내볼까’ 하는 생각에 결국 장바구니에 넣고 만다.

그 외에도 다양한 외국풍 식재료들이 눈길을 잡아 끈다. 파스닙ㆍ아티초크 등 ‘요리좀 한다’고 뽐내는 친구들이 자주 입에 올리던 채소들이나, 일본 북해도에서 건너온 가리비 관자, 따듯한 밥과 날계란을 비벼먹을때 쓰는 일본산 ‘계란 간장’까지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에서나 보던 식재료들도 보인다. 요리라고는 1도 모르는 기자에게마저 홈파티용 음식 정도는 너끈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과 도전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샛별배송’에 무한감사

배송도 괜찮았다. 서울과 경기ㆍ인천 지역의 경우 밤 11시 전까지만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1시~7시 사이에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다. 서울 용산 기준으로는 새벽 2~3시면 주문 상품을 받을 수 있다. 배송을 받는 형태도 구체적으로 지정할 수 있다. 현관문 앞, 경비실 배송, 세대 호출, 전화통화를 통한 직접 수령등을 상세하게 고를 수 있다. 기자는 오후 10시 50분에 주문을 넣었다. 배송형태는 ‘직접 전화’. 다음날 아침 6시32분에 전화벨이 울렸고 배송기사님은 튼튼하게 포장된 스티로폼 박스를 건네주셨다.

마켓컬리 배송 박스 개봉 전.
주문상품을 담은 박스 안의 상태. 얼음팩과 소포장이 눈에 띈다.
마켓컬리에서 주문한 상품들.

배송 상태도 괜찮았다. 냉장ㆍ냉동창고를 구비해 냉장차량으로 배송이 진행된다더니, 기자가 주문한 볶음용 닭과 산딸기 등 수산물과 냉동 과일은 스티로폼 박스 안에 서너 개의 얼음팩과 함께 포장돼 왔다. 배송비는 결제액이 4만원 미만일 경우 2500원. 월 5000원, 혹은 연 3만원의 배송비를 선결제하면 9800원 이상 결제시 횟수 상관없이 무료로 배송된다는데, 아이가 있는 집이나 소포장 음식을 추구하는 1인 가구의 경우 혹하지 않을 수 없겠다. 참고로 이마트의 경우, 결제액 4만원 이상 무료 배송은 같지만 미만일 땐 3000원의 비용이 들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10시사이에 배송된다.

   나를 위한 작은 사치

가격은 대형 마트에 비해 단점이다. 대형 마트나 소셜커머스의 신선식품관이 최저가로 소비자를 유인하는 것과 달리, 마켓컬리는 ‘내 가족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최상의 식재료를 공급하겠는 전략’답게 마트보다 상대적으로 비용부담이 크다. 물론 신선식품 가운데 70여개 품목의 장바구니 필수품은 시장가에 맞춰 최저가 수준으로 제공하기도 한다. 기자는 첫 주문에 호주산 냉동 프라임 램 숄더 랙(300g, 14500원)과 무농약 냉동 산딸기(250g, 6300원), 제주 목초 우유(750ml, 2950원) 등을 구입했다. 1인 기준으로 사흘 분량의 식재료를 주문하는 데 5만원을 썼다.


첫 이용을 마친 개인적인 평가는 ‘이따금 이용할 만하다’다. 저렴하고 실용적인 ‘대형마트’를 하루아침에 끊기는 힘들겠지만, 월 1~2회 정도는 쓸 만한 느낌이다. 외식에 지쳤거나 나 자신을 위해 뭔가 특별한 한끼를 준비할 때, 계절의 변화를 식탁에서 느끼고 싶을 때 접속할 만하다. 세련된 식문화를 공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한다는 점은 보너스다.

   소비자는 꿈꾼다

전문가들은 마켓컬리와 같은 온라인 식료품 새벽배송 시장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 1인 가구의 증가와 고품질의 소량 먹거리를 찾는 젊은 부부들이 늘면서다. 실제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8조6991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8% ,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5조2452억원으로 32.4%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선식품인 농축수산물의 모바일 쇼핑 거래액은 17.8%, 음ㆍ식료품은 39%나 늘었다.

그렇다보니 식료품 배송 전쟁은 점점 치열해지는 추세다. 마켓컬리ㆍ헬로네이처ㆍ배민찬 등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이 주도한 식료품 새벽배송 시장엔 최근들어 GS리테일과 CJ대한통운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속속 뛰어들었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들의 반격도 만만찮다. 이들은 당일배송과 신선식품 100% 무상A/S, 대규모 투자 등으로 무장해 작은 업체들의 도전에 대항하고 있다. 이마트몰의 신선식품 매출 비중은 2014년 26.9%에서 지난해 32.5%로 꾸준히 늘고 있다. 이마트는 2023년 온라인 매출 10조원 달성을 목표로 이커머스 사업을 전담할 신설법인을 올해 내 출범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다품목ㆍ최저가 전략은 거세지는 식료품 배송 서비스 업체들에 대항해 소비자를 유인하는 데 한계가 있다. 새로운 유통 산업의 출현에는 새로운 식문화가 형성된다. 소비자는 꿈꾼다, 좋은 식재료로 만드는 작지만 확실하게 실현 가능한 행복의 식탁을. 


/better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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