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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아시아 유럽 북미 중동 넘어 아프리카까지 달리는 韓 전동차…현대로템 창원공장을 가다
- 전세계 36개국에 철도 차량 수출…현대로템 창원공장 르포
- 각각 다른 전동차 제작 위한 자동화율 낮은 ‘의장공장’ 눈길
- 정몽구 회장 ‘품질제일경영’ 빛 발하며 글로벌 공략 가속화


[헤럴드경제(창원)=배두헌 기자] 아시아 12개국, 중동 5개국, 유럽 4개국, 아프리카 8개국 등 전세계 36개국에 철도 차량을 수주해온 한국 기업. 최근 10년간(2007년~2016년) 총 수주물량(약 8300량) 중 해외사업 물량이 3분의 2(65%)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

바로 현대자동차그룹의 종합 중공업 계열사 현대로템의 이야기다.

경남 창원시 의창구 10만평 대지에 자리한 현대로템 창원공장을 최근 찾았다.

이날 창원공장에서는 납품을 앞둔 홍콩 SCL 전동차(333량)와 말레이시라 쿠알라룸푸르 전동차(232량), 필리핀 마닐라 전동차(108량), 서울시 5호선(하남선) 전동차(32량) 등 총 4종의 전동차 생산으로 분주했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제작중인 전동차

공장 내에는 이미 여러 대의 전동차가 제작중이었고 작업자들도 바쁘게 움직였다.

전동차 제작은 ▷도장 공정 ▷차체 공정 ▷의장 공정 ▷대차 공정 등 네 단계로 구분된다.

먼저 전동차의 차체가 되는 판넬들이 용접ㆍ조립되고(차체공정) 도색 작업을 거친다(도장공정).

이어 차체를 지지하고 주행을 담당할 바퀴와 축으로 구성된 대차가 조립되고(대차공정), 마지막 단계인 의장공정에서는 전동차에 들어가는 내장판과 각종 전자기기가 차량에 설치된다.

현대로템 창원공장에서 작업자가 전동차 설비를 조립하고 있다.

의장공정에는 내부 단열재를 설치하는 작업부터 전기 배선, 차량끼리 연결하는 작업까지 총 22가지 세부 공정을 갖고 있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이렇게 크게 4단계의 제작을 거친 뒤 자체 시험과 인증시험까지 치르면 전동차 한 대가 달리기까지(공장 내 시운전) 약 7개월 가량 걸린다”고 설명했다.

차량 한 대로 보면 긴 작업이지만 창원공장은 연산 900량, 영업일 기준 하루 3.5량의 전동차를 만들어내는 대형 생산기지다.

이날 공장을 돌아보며 눈에 띈 점은 ‘메인’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의장공장의 자동화율이 생각보다 낮고 작업자들의 수가 상당히 많았다는 점이다.

이는 철도차량이 개별 수주를 통한 주문제작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각 발주사가 요청한 사항에 따라 전동차 크기와 색깔, 의자 시트는 물론 문이 열리는 방향까지 모두 다르기에 작업자가 일일이 수작업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곳에서 만들어지는 철도 차량의 종류가 KTX 산천과 원강선(원주-강릉선) 등 고속전철, 서울시 9호선을 비롯한 전동차, 각종 경전철, 디젤동차, 전기기관차, 자기부상열차 등 매우 다양할 수 있는 이유다.

현대로템은 잦은 고장 등 문제가 됐던 제품의 품질 극대화를 위해 경기 의왕 연구소와 창원공장 간 설계 심사회, 과거차 문제 개선 활동 등 다양한 품질관리 시스템도 도입해 실시하고있다.

채경수 현대로템 품질사업부장(전무)

채경수 현대로템 전무(품질사업부장)는 “과거에는 이미 발생한 문제를 부품을 갈아 고치는 후행관리에 쏠려있던 게 사실”이라며 “지난 수년 동안 품질관리에 대한 대대적인 인식개선 작업을 통해 전동차 1000량 당 고장건수가 2015년부터 매년 50%씩 줄어드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2년 현대자동차 품질관리부에서 현대로템으로 넘어온 그는 현대차의 글로벌 수준 품질관리를 현대로템에 이식한 인물 중 한명이다.

채 전무는 “연구와 설계도면 단계부터 품질 문제를 함께 생각하는 ‘근본개선활동’이 글로벌 수주 경쟁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로템은 실제 작년 8월 호주 2층 전동차사업에서 프랑스 알스톰, 스위스 스테들러, 중국 CRRC 등 쟁쟁한 글로벌 업체들을 누르고 수주를 따냈다.

이 사업은 총 8894억원 규모로, 현대로템 단일규모 최대 물량(512량) 계약이기도 했다.

채 전무는 “‘우리 직원들은 물론 1차 협력사와 2차 협력사에게까지 품질교육을 철저히 시키고 있다”며 “‘품질이 잘못되면 회사가 망한다’고 강조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품질제일경영’ 기본에 충실하고 있다”고 말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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