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 및 파트너사 게임 데이터 공유 '핵심'
- 글로벌 게임 자산 통합 생태계 구축 '기대'
- 법률 변화 대응과 참여자 확대가 '관건'
한빛소프트가 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에 이어 블록체인 기술 사업에 진출,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한 새로운 먹거리 창출에 도전한다.
이와 관련해 한빛소프트는 4월 2일 자사 암호화폐 '브릴라이트 코인(Bryllite Coin, 이하 BRC)'의 공식 웹사이트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암호화폐공개(ICO) 절차에 돌입한다. '브릴라이트 플랫폼'은 한빛소프트 외에도 파트너사가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으로, BRC를 활용한 게임 타이틀과 아이템 거래를 비롯해 다른 게임 및 유저 간 자유로운 데이터 공유가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한빛소프트의 블록체인 사업 진출 소식에 관련 업계의 관심 역시 높은 상황이다. 먼저 자사 대표작인 '오디션'을 포함한 글로벌 게임업체들의 다양한 게임 라인업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참여자 확보가 가능하고, 중개자나 수수료 없이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자산 거래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새로운 게임 경제생태계의 모델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다만 일각에서는 다수 국가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법조항이 여전히 미비돼있고, 실제 플랫폼에 참여하는 게임업체와 유저의 수익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는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선두주자로 나선 한빛소프트의 성과에 따라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참여자들과 긴밀한 정보 공유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높여야한다"고 조언했다.
블록체인 기술 시장이 나날이 가파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전 세계 곳곳에서 암호화폐 발행을 통해 콘텐츠 개발 및 기술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는 ICO 열풍이 불고 있다. 실제 글로벌 메신저인 '텔레그램'은 ICO를 통해 총 8억 5,000만 달러(약 9,21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바 있다.
ICO의 뜨거운 열기는 국내 게임업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수의 스타트업과 중견게임사들이 동시다발적으로 ICO를 계획 중이며, IT 대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까지 블록체인 자회사를 설립함에 따라 관심과 기대감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차세대 게임 플랫폼 '도전'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 아시아 상장 게임사 중 최초로 자사 암호화폐 'BRC'의 해외 ICO에 나서는 한빛소프트에 국내외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해당 ICO는 홍콩 소재 자회사에서 추진 중이며, 프리세일즈와 프라이빗 세일즈를 거쳐 퍼블릭 세일즈에 돌입한다.
기본적으로 BRC는 전 세계 게임 이용자들이 참여 가능한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브릴라이트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다. 참여자들은 게임 플레이를 통해 BRC를 적립할 수 있으며, 게임 내 유료 콘텐츠나 서비스를 구매하는데 재화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암호화폐 거래소에도 등록 예정인 만큼, 매각을 통해 현금으로 수익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BRC를 기반으로 운영 예정인 '브릴라이트 플랫폼'은 보안성이 우수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게임 이용자들의 자산을 안전하게 저장 및 이동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자산 거래에 동시성을 강제해 중개자 없이도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가능한 플랫폼이다. 더불어 네트워크에 연결된 다양한 플랫폼의 게임 라인업의 참여를 통해 높은 확장성과 호환성도 자랑한다.
'브릴라이트 플랫폼'은 암호화폐 'BRC'를 활용한 블록체인 플랫폼으로, 안전한 자산 저장 및 이동과 신뢰도 높은 거래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브릴라이트 플랫폼'은 기존의 2세대 이더리움 플랫폼이나 연내 메인넷이 공개되는 3세대 플랫폼이 아닌, 자체 컨소시엄이 고안한 BCP(브릴라이트 컨센서스 프로토콜) 합의 프로토콜로 주목받고 있다. 지분율ㆍ계산력 대신 '참여증명'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처리 속도를 높였으며, 모든 이용자의 PC나 스마트폰이 아닌 게임 자체를 채굴노드로 설정해 시스템 안정성과 보안성을 강화함으로써 기존 플랫폼의 문제점을 개선했다는 주장이다. 이외에도 한빛소프트는 게임업체의 내부 데이터베이스가 아닌 외부 DB인 블록체인에 이용자 정보가 저장되는 만큼, 한층 자유로워진 게임 및 개인 간 자산 이동 지원을 통해 '브릴라이트 플랫폼'을 향후 글로벌 게임 자산 통합 생태계로 성장시키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미래 확장성 및 수익성 '눈길'
관련 업계에서는 한빛소프트의 블록체인 사업 진출 움직임에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국내 중견게임사의 첫 번째 ICO 도전인 만큼, 사업을 준비 중인 후발주자에게는 선두주자의 성공ㆍ실패 사례를 분석하는 작업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블록체인 업계에서도 게임을 활용한 플랫폼 구축 시도가 존재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 있는 게임 타이틀을 보유한 한빛소프트의 행보에 시선이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업계 관계자들은 '브릴라이트 플랫폼'의 게임 콘텐츠가 가진 확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사 대표작 '오디션'이 한국을 비롯해 중국ㆍ동남아ㆍ북미ㆍ유럽 등 전 세계 7억 명의 유저를 보유 중이며, 암호화폐 '플러스코인(Plus Coin, PLC)를 보유한 미탭스플러스와 파티게임즈 외에도 누적 가입자 수 10억 명에 달하는 글로벌 게임업체들과 MOU를 체결하는 등 다수의 잠재적 BRC 실사용자 풀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많은 암호화폐들이 투자 수익을 노리는 거래소 참여자 외에는 실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했던 만큼, '브릴라이트 플랫폼'이 매력적인 게임을 기반으로 거대한 시장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7억 명 유저를 보유한 자사 대표작 '오디션'과 미탭스플러스, 파티게임즈를 비롯한 글로벌 게임업체의 참여로 안정적인 실사용자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또한 PC온라인ㆍ모바일ㆍ웹ㆍ콘솔ㆍ가상현실(VR)ㆍ증강현실(AR) 등 네트워크로 연결된 모든 플랫폼의 게임 간 자유로운 자산 및 데이터 이동을 통해 계정이나 아이템 등을 BRC로 거래하는 새로운 게임 경제 생태계가 탄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기에 '브릴라이트 플랫폼'에 참여한 개발사는 이용자의 플레이에 따른 채굴 보상 중 일부(0~2%)를 징수할 수 있고, 계정 및 아이템 관리 업무도 플랫폼에 일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개발에 집중하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기존 게임 유통 플랫폼의 '대항마'로 부상할 여지도 충분하다.
이외에도 '브릴라이트 플랫폼'은 글로벌 게임 서비스 주체들로 구성된 컨소시엄 블록체인인 만큼, 게임 이용자들의 자율 투표로 정책 의사 결정을 진행하고 준수 의무를 둠으로써 중앙화된 조직의 전횡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 관계자들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법적 근거ㆍ참여자 확대 '관건'
한빛소프트를 비롯한 국내 다수 게임업체들의 ICO 도전이 늘어나는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신호로 보는 입장이 다수를 차지한다. 4차 산업혁명의 한 축을 담당하는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선도적인 연구개발이 가능하고, 블록체인 플랫폼 내에서 암호화폐로 이뤄지는 다양한 거래를 통해 하나의 거대한 경제 생태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에스토니아 등 ICO 진행이 가능한 지역들을 제외하면, 여전히 다수의 국가에서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법적 근거 조항이 없다는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회계처리나 매출 구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하는 국가에서 ICO를 진행하더라도, 향후 암호화폐 규제 법안이 통과된 국가의 개별 참여자들은 플랫폼 이용 제한으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해 9월 정부의 ICO 금지 조치가 발령된 국내 상황과도 연결된 문제이나, 블록체인 플랫폼이나 참여 개발사들이 직접 해결할 수 없는 측면도 존재한다. 이에 한 업계 관계자는 "ICO를 진행한 사업체가 직접 피해를 입지는 않지만, 이용자들의 참여 제한은 결국 플랫폼의 지속성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각국 정부가 표준화된 암호화폐 관련 법안 가이드라인을 제정하기 전까지는 시장 상황 변화에 대한 플랫폼 참여자들과의 긴밀한 대응과 정부 및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식 변화 노력이 동시에 이뤄져야한다"고 조언했다.
세계적으로 여전히 암호화폐 사업 가이드라인이 없는 국가가 다수인만큼, 향후 각국 정부의 법률 변화가 관련 사업에 큰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브릴라이트 플랫폼'의 성장을 위해서는 글로벌 게임업체들과의 꾸준한 협력 증진도 과제로 지적됐다. 최근 글로벌 대형 게임업체들까지 ICO를 통해 자사 중심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을 시도하는 만큼, '오디션'과 파트너사 라인업으로 확보한 초반 잠재 고객을 바탕으로 비전을 증명하지 못한다면 치열한 시장 상황 속에서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전문가들은 "외부 상황에 대한 대비만큼이나 내실 강화도 중요하다"며, "백서에 공개된 비전을 현실화한다는 목표 아래, 추가적인 글로벌 게임업체들의 '브릴라이트 플랫폼' 참여를 이끌어내야만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자들에 이어 기술력과 자금력을 보유한 글로벌 게임업체들이 블록체인 산업으로 기수를 돌리기 시작했다. VRㆍAR에 이어 미래 기술에 대해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는 한빛소프트가 '브릴라이트 플랫폼'을 앞세워 국내 게임업계의 4차 산업혁명 기수로 자리매김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우준 기자 game@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