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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암신약 ‘올리타’, 한미의 ‘계륵’ 되나
-중국 자이랩, 한미에 올리타 권리 반환
-베링거에 이어 두 번째 기술수출 해지
-한미 신약 파이프라인의 ‘골칫덩어리’로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폐암 신약 ‘올리타(성분명 올무티닙)’가 한미의 골칫덩어리가 되고 있다. 처음 개발에 성공했을 때만 해도 3세대 폐암 신약이라는 말을 들으며 국내외의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잇따라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되면서 한미 파이프라인의 신뢰도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한미는 지난달 29일 공시를 통해 중국 자이랩사가 신약개발 전략 수정으로 중국 내 올무티닙의 권리를 반환하기로 결정했다고 알렸다. 


올리타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 물질인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돌연변이만을 골라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올리타정은 국내에서 개발된 27번째 신약으로 식약처는 2016년 5월 시판 후 임상 3상 실시 및 자료 제출을 조건으로 ‘조건부 허가’를 승인했다. 올리타는 기존 표적항암제에 내성이 생긴 암 환자를 위한 항암제라는 점 때문에 3세대 항암제로 주목을 받았다.

이에 2015년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과 8000억원대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말에는 중국 자이랩사와 중국 전역에 대한 올무티닙의 독점적 권리 계약을 체결했다. 이 기술수출로 한미는 계약금 700만달러, 임상개발과 허가 및 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 등 총 8500만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지난 2016년 베링거인겔하임측은 수출 계약 1년 만에 올리타에 대한 권리를 반환한다고 밝혔다. 당시 계약 해지 이유로는 경쟁약인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에 비해 개발이 늦어져 시장성이 떨어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그리고 올 해 또 다시 자이랩사가 올리타에 대한 권리 반환을 결정하면서 올리타는 두 번이나 기술수출이 중도 포기되는 악재를 만났다. 자이랩사는 신약개발 수정 전략이라고만 밝혔을 뿐 자세한 계약 해지 배경을 밝히진 않았다.

한미 측은 “중국 지역이 포함된 새로운 임상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올리타의 새로운 파트너를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더구나 올리타는 국내 개발 신약이라는 점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도 경쟁약에 밀리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 ‘타그리소’의 지난 해 처방액은 103억원이었던 것에 비해 올리타 처방액은 11억원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타의 환자부담금이 타그리소에 비해 3분의 1 수준임에도 이런 차이가 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리타가 임상 3상을 전제로 조건부 허가를 받았다는 점과 아직 임상 데이터에서는 타그리소가 앞선 것이 처방에서 격차를 보이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상황으로 볼 때 올리타는 한미가 버릴 수 없는 카드가 되고 있다. 한미는 올리타에 대한 임상 3상을 자체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국산 신약이라는 상징성을 가진 올리타 개발이 결국 실패로 돌아갈 경우 현재 한미가 가진 신약개발 전문 제약사라는 신뢰성에 금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미가 보유한 다른 신약 파이프라인에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가 국내 제약사 중 가장 활발하게 연구개발에 투자하고 있고 파이프라인도 가장 화려한 건 맞지만 이런 악재가 계속 반복된다면 한미가 입을 타격은 만만치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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