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부산~오사카…재일한국인 4대 가족사
지난해 미국 뉴욕타임스와 USA투데이 등에서 ‘2017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재미동포 작가 이민진의 ‘파친코’(전2권·문학사상)가 출간됐다. 끝내 이방인일 수 밖에 없었던 재일동포, 자이니치들의 처절한 삶을 힘있는 문체로 그려냈다.

작가가 재일동포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된 건 대학생이었던 1989년, 일본에서 자이니치를 만났던 개신교 선교사의 강연을 듣고서였다. 이후 일본계 미국인 남편과 2007년부터 4년간 도쿄에 거주하면서 직접 자이니치를 만나면서 그 실상에 눈뜨게 된다. 작가는 그동안 써온 원고를 모두 버리고 다시 쓰기 시작했다. 


소설은 일제강점기부터 198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4대에 걸친 가족의 서사다. 부산 영도 가난한 집 막내딸 양진은 돈을 받고 언청이에 절름발이인 훈이와 결혼한다. 양진은 남편 훈이와 하숙집을 차려 꿋꿋이 생활하며 딸 순자를 남 보란듯 사랑으로 키워낸다. 그러나 순자는 엄마 나이 또래의 생선중매상인 유부남 한수에 빠져 덜컥 아이를 임신하고 만다. 목사 이삭은 그런 순자를 아내로 맞고 부부는 일본 오사카로 향한다. 순자의 두 아들, 노아와 모자수는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이름을 가졌지만 일본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받는 삶의 굴레를 짊어지고 살아간다. 그런 속에서 노아는 환경을 극복하고자 공부에 몰입하고, 명문대를 졸업하지만 후원자인 한수가 야쿠자이자 자신의 친부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나락으로 떨어진다. 모자수는 일본인의 괄시에 폭력으로 대응한다. 재일한국인의 가슴아픈 역사이자 주어진 삶의 조건에 맞서 싸워나가야 하는 사람들의 투쟁의 이야기는 깊은 여운을 남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