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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전문가 집단이 본 ‘변화의 중국’을 읽는 36가지
하버드대 중국연구소, 현실분석
시진핑 장기집권·영유권 분쟁 등
복잡성의 중국 모든 문제에 주목
당면한 위험은 극심한 성장둔화


K팝과 대중문화 콘텐츠들이 중국의 사드발 한한령으로 길이 막혔지만 그 중심에는 문화와 사회 전반에 걸쳐 중국중심주의로 바꿔나가는 중국정책의 큰 틀의 변화가 있다. 중화민국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하려는 중국몽은 그 위에서 착착 진행되고 있다. 시진핑 종신체제로 들어선 중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제대로 파악하는 일은 간단치 않다. 지난 60년간 중국을 가장 현실적이고 정확히 분석해온 것으로 정평이 난 하버드대 중국연구소가 중국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을 36가지 질문을 통해 정리해 내놨다.

정치, 경제, 국제관계 등 각 분야별로 핵심 쟁점들을 담은 ‘하버드대학 중국 특강’(원제:The China Question)은 미국에서 지난 1월 중순 출간된 책으로 비교적 따끈따끈하다. 책은 시진핑의 장기 집권 전략을 비롯, 중국의 해상 영유권 분쟁, 중국 경제 성장의 둔화, 동아시아에서의 군사 외교적 역학관계 등 중국을 둘러싼 모든 문제들에 주목한다.

“중국이 자본의 유출입을 자유화하면 위안화의 가치가 상승하기보다는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앞으로는 위안화 보유의 실익이 없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앞으로 중국은 또 다른 이유로 통화 고갈을 경험할 것이고, 이 때문에 외환 보유고가 위험 수준 이하로 감소할 수 있다.”(‘하버드 대학 중국 특강’에서)

저자들은 중국의 현재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표현하는 단어로 ‘복잡성’을 제시한다. 일당독재의 당국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자본주의 경제를 받아들이고 경제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마르크스주의와 마오쩌둥주의를 계승하고 있다. 급격한 경제성장과 사회의 변화로 도시와 농촌, 청년세대와 노년세대, 부자와 빈자 간의 격차는 극심해지는 상황이다. 급격한 사회변화는 개인의 영역에까지 미치고 있다. 이런 현재의 중국을 이해하려면 과거 공산주의적이고 집단주의적인 측면만 본다든지 개혁 개방 시대 이후의 자본주의적이고 다면화된 모습만 주목해서는 안된다는게 저자들의 분석이다. 현재 중국은 이 모든 게 혼재돼 있으며 그 속에서 나름의 질서를 찾아가는 중이다.

저자들은 미스터리라 할 만한 중국의 마오쩌둥 숭배와 관련, 시진핑 국가 주석이 그 뒤에 있음을 지적한다. 시 주석은 마오쩌둥 수준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최고 지도자를 꿈꾸며 강력한 1인지도 체제를 완성했다. 또 ‘중국 예외주의’ 방패막이로서 공산주의 사상인 마오쩌둥주의를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공산당의 가장 큰 고민은 역사적 정당성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정부는 역사와 정치에 대한 해석과 비평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방식으로 이 문제를 처리하고 싶어한다. 중국공산당이 저지른 역사적 과오에 비판적 분석을 금하고 있다. 저자들은 혁명을 수행한 ‘역사적 정당성’이란 모호한 개념의 통치방식으로는 그 근거가 고갈돼 통치의 정당성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본다.

중국의 힘자랑이 도를 넘는 가운데, 중국은 과연 동아시아 지역 혹은 전 세계를 이끌어갈 준비가 돼 있을까? 지금 상황에선 긍정적인 대답을 하기 어렵다는 게 저자들의 입장이다. 최근 중국의 동아시아 외교정책을 보면, ‘적을 만들고 친구와는 멀어지는’식이다. 저자들은 현 중국 정부의 정책은 지역갈등을 조장할 가능성이 크다며, 21세기 중국의 이웃들은 과거와 달리 중국의 위협이나 압박에 맞서 국익을 추구할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 지역에서 미국의 역할이 줄어든다 해도 중국이 정치·경제적 수단을 통해 패권을 거머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와 관련, 당면한 진짜 위험은 극심한 성장 둔화라는 지적도 나왔다. 그동안 주택과 교통 부문의 투자가 성장에 도움이 됐으나 GDP대비 과도한 투자로 10%를 상회하던 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총요소생산성 증가도 1%대에 머문다. 국영기업을 중심으로 한 정부주도 지원정책으로 당분간은 6%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5%를 밑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군사력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해볼 수 있는 자료도 들어있다. 중국은 군사적으로 미국 만큼 정교한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근해에서의 팽창주의 야심을 달성하는 데는 충분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인민해방군이 점점 정밀하고 기술 집약적인 체계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정밀장비, 전자장치, 기타 복잡한 기술체계의 상호 작용 시스템은 여전히 취약하다는 설명이다.

최근 중국의 사회정책 가운데 한자녀 정책 폐기가 어떤 결과를 낳고 있는지도 살폈다. 오랫동안 유지해온 한자녀 정책 폐지는 기대와 달리 현실에서는 부진한 모습이다. 여전히 국가 주도 출산 체계 자체를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출생은 여전히 감시대상이다. 조사에 따르면, 두 자녀를 출산할 자격이 있는 총 1100만 쌍의 부부 가운데 실제로 둘째를 낳기로 한 부부는 15%에 그친다. 낳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부자를 제외하고는 두 자녀는 꿈일 뿐이다. 출산에서 빈부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책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현안을 구체적으로 다루면서 각 분야를 망라해 중국의 실체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미국 시각에서 중국을 분석한 글로 사드문제와 북핵, 군사작전 등에 대한 미국전략을 엿볼 수도 있다. 

이윤미 기자/me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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