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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는 범죄 지는 범죄①]“털어봤자 현금이 없어서…” 소매치기ㆍ택시강도 사라졌다
-소매치기 10여 년 새 80% 감소…카드 활성화 덕
-보이스피싱은 매년 급증…특히 2030 여성 피해 증가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손보다 목소리로 남의 지갑을 터는 시대다. 지하철이나 길거리에서 흔했던 소매치기는 거의 사라진 반면 보이스피싱 범죄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

21일 경찰청에 따르면 절도 범죄는 수년 째 줄어들고 있다. 지난 2012년 29만여 건에 달했던 절도 건수는 지난 2016년 20만3000여 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 가운데 소매치기는 가장 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7년 2009건이었던 소매치기 발생 건수는 지난해 424건으로 크게 줄었다. 소매치기 건수가 10여 년 새 80%가 줄어든 것이다.


이같이 소매치기가 크게 줄어든 배경에는 신용카드 사용 활성화가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용카드를 쓰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현금을 들고 다니는 이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과거에 비해 소매치기가 크게 줄었다”며 “사람들이 현금을 거의 들고 다니지 않고 대부분 카드를 사용하다 보니 소매치기 입장에선 범행 동기가 사라진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과거 소매치기들의 주요 활동지였던 지하철이나 도심 거리에서 소매치기가 줄면서 경찰의 단속 주안점도 바뀌었다.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에 따르면 소매치기를 포함한 절도 건수는 지난 2015년 825건에서 지난해 678건으로 줄었다. 서울 지하철수사대 관계자는 “소매치기는 예전에 비해 많이 줄어든 반면 몰카 범죄가 극성을 부리고 있어 몰카 범죄 단속에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금 없는 사회’가 되면서 택시 강도도 줄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택시 기사 대부분 카드로 택시비를 받기 때문에 현금을 거의 소지하고 있지 않다. 또한 택시 어플리케이션 사용자들이 많아지면서 운전자와 승객의 정보가 모두 공개되면서 택시가 범죄 표적에서 벗어났다는 분석이다.

반면 날이 갈수록 보이스피싱 범죄는 심각해지고 있다.

정부가 보이스피싱 처벌을 강화하고 있지만 보이스피싱 기술이 점점 교묘해지고 있는데다 범죄 조직의 총책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대다수여서 수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2만4259건으로 1만7000여 건에 불과했던 전년에 비해 42.2% 급증했다. 수사기관과 금융당국의 강화된 단속과 수사로 지난 2014년 보이스피싱이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지만 다시 반등한 것이다. 파악된 피해 금액만 2000억원이 넘어 전년 대비 30% 이상 늘었다.

특히 간호사, 교사 등 20~30대 전문직ㆍ사무직 여성을 표적으로 하는 보이스피싱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이 2030 전문직ㆍ사무직 여성의 피해사례를 분석한 결과, 사기사건 등 범죄피해에 대한 경험이 적은 사회 초년생이 대부분이었다. 이들은 경찰이나 검찰 등을 사칭한 사기범이 성명이나 주민번호 등 개인정보를 언급하며 접근하면 더 쉽게 속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 감성적 성향인 젊은 여성일수록 주변에 도움을 청하기보다는 스스로 문제를 빨리 해결하려다 피해를 입는 사례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 관계자는 “스스로 전문직이라고 생각할수록 자신은 범죄와 무관하다고 생각해 평소 범죄 수법이나 예방 방법 등에 관심이 적은 경향이 있다”며 “사기범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불이익이 있다며 고압적으로 나오는 경우 당황하여 지시에 따르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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