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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 평균 320만원?…서울 산후조리원 가격 ‘고공행진’
-147곳 산후조리원 가격조사 결과
-2012년比 69만6800원 올라
-강남에는 특실 2500만원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서울 산후조리원의 2주 평균 이용료가 무려 320만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달 기준 시내 산후조리원 147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은 319만6800원이다. 이는 각 홈페이지에 있는 요금 중 최저가만 두고 봤을 때 나온 금액이다. 2012년 첫 조사 때 산후조리원 125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250만원)과 비교하면 6년 새 27.8%(69만6800원) 높아졌다. 지난해 2월 산후조리원 157곳의 2주 평균 이용요금(313만2600만원)보다도 2.0%(6만4200원) 상승한 값이다.

서울 산후조리원의 2주 평균 이용료가 320만원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주 평균 이용료의 최고가는 2500만원에 이른다. [사진=헤럴드DB]

비싼 산후조리원이 몰려있는 곳은 강남구인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구에 있는 산후조리원 16곳은 모두 평균 이용요금보다 높은 요금을 책정했다. 특히, 강남구의 A산후조리원은 2주를 머무는데 일반은 850만원, 특실은 2500만원을 받았다. 인접한 B 산후조리원은 같은 기간 일반은 960만원, 특실은 2000만원으로 요금표를 작성했다.

산후조리원은 매년 필요 이상으로 비싸다는 ‘거품’ 논란에 휘말리지만, 임산부의 수요는 사그라들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임산부 10명 중 7명이 산후조리원을 이용한다. 산후조리원은 새로운 인맥 쌓기 장소로 각광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산후조리원을 이용하면 ‘산후조리원 동기’가 되고, 그 안에서 육아정보를 공유하며 친목도 쌓는다는 것이다.

산후조리원 관계자는 “유명 산후조리원은 임신 초기에 예약하지 않으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라며 “산후조리원 동기가 된 엄마 대부분은 나중에도 함께 여행을 가거나 문화센터에 다니는 등 교류를 이어가는 것 같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임산부 간 박탈감이 조장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 해결책으로 ‘육아는 공동 책임’이라는 서울시의 원칙에 맞춰 비교적 싼 가격에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산후조리원의 필요성도 언급된다. 현재 서울에는 송파구에 있는 송파 공공산후조리원 한 곳만 공공시설로 인정받는다. 송파구민은 190만원, 다른 지역 구민은 209만원 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호응이 좋다.

서울시도 이에 대한 민원이 이어지고 있어 대책을 고심하고 있다. 시는 공공산후조리원을 새로 짓기보다 ‘공공 산후 조리 서비스’를 더 활성화하는데 가닥을 잡았다. 정규 교육을 받은 산후관리사가 가정집을 직접 찾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이는 애초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 합산액이 기준중위 소득 80% 이하 출산가정에만 적용됐지만, 오는 7월1일부터는 그 조건이 폐지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송파 공공산후조리원이 막대한 적자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공공산후조리원을 더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공공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대응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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