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을 사는 부담이 6년만에 가장 커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19일 한국주택금융공사 자료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K-HAI)가 116.7로 작년 3분기(110.3)보다 6.4포인트 올랐다. 이는 2011년 4분기(119.4)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이 지수는 중간소득 가구가 금융기관의 대출을 받아 중간가격 주택을 구입할 때 현재의 소득으로 대출원리금 상환에 필요한 금액을 부담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수다. 지수 100은 소득 중 약 25%를 주택구입담보대출 원리금 상환에 쓰는 상태로 숫자가 높아질수록 부담이 커진다는 의미다.

서울 뿐아니라 전국의 주택구입부담지수도 작년 4분기 61.3으로 전 분기(60.1)보다 1.2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지수는 2012년 2분기(65.3)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다.

중간 소득 계층이 살 수 있는 주택 수는 급감하고 있다. 중간 소득 가구가 구입하기 적절한 주택 수의 비율(0∼100)을 의미하는 주택구입물량지수(K-HOI)는 2012년 통계 작성 후 가장 낮았다. 작년 서울 주택구입물량지수는 전년 대비 3.7포인트 내린 16.5로 역대 최저였다. 전국의 주택구입물량지수도 58.7로 2016년(60.4)보다 1.7포인트 떨어지면서 역대 가장 낮았다.

이명수 미래에셋생명 부동산 수석컨설턴트는 “최근 서울 주요지역 중간 가격 아파트 시세가 급등해 고가 아파트 대열에 합류한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주택구입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대출 규제가 세지고, 대출 금리도 더 오를 것으로 보여서다. 지난달 말부터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부채에 포함해 대출한도를 계산하는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 시행됐고, 이달 26일부터는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도 적용돼 금융권에서 돈 빌리기는 계속 어려워진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뚜렷하다. 지난 1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는 연 3.71%로 3년 4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47%로 올라 3.5%에 육박했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정책금리를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커 국내도 시장 금리 상승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박일한 기자/jumpcut@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