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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면세점 송객수수료 1兆 돌파 ‘사상 최대’
- 여행사ㆍ가이드에 관행적 지급
- 지난해 1조1481억원 기록…4년새 4배 ↑
- “사실상 헛장사” 면세점 수익 감소 초래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면세점이 단체 관광객을 모집한 대가로 여행사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3년부터 포함하면 3조5000억원 수준이다. 면세점 업계는 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 이후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보따리상을 유치하기 위해 출혈경쟁을 벌여왔고, 이는 고스란히 수익 악화로 이어졌다.

7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관세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2개 시내 면세점 사업자가 여행사와 가이드 등에 준 송객수수료는 1조14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9672억원)과 비교해 18.7% 증가한 수치다. 2013년 2966억원이던 송객수수료는 2014년 5486억원, 2015년 5630억원으로 급증한 이후 2016년 9672억원으로 치솟아 3배 이상 늘었다. 

면세점이 단체 관광객을 모집한 대가로 여행사에게 지급하는 ‘송객수수료’가 지난해 1조원을 돌파했다. 사진은 면세상품 이미지. [헤럴드경제DB]

면세점 업계는 이런 현상을 중국 보따리상의 대량 구매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드 보복 이후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발길은 뚝 끊겼지만 이로 인해 반사이익을 본 보따리상 시장은 오히려 급팽창했다. 한국에서 면세품을 사다가 중국에서 되파는 보따리상 입장에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한국에 와서 쇼핑하지 못하는 상황이 오히려 이득이 된 셈이다.

문제는 늘어난 매출만큼 수익성도 개선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면세점들은 영업이익 아닌 매출액을 기준으로 송객수수료를 지급한다. 일반적으로 서울지역 시내면세점의 평균 송개수수료율은 15~25%수준이다. 단체에 따라 수수료가 차등 적용되며, 수시로 변동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실제로는 국산 화장품을 최대 25% 할인해주고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보따리상들이 받는 혜택이 더 크다”며 “보따리상들이 대형 캐리어를 끌고 와 물량을 쓸어가는 탓에 업체들 간 재고 확보 경쟁도 치열하다”고 했다.

특히 올해 서울 시내면세점 3곳의 신규 오픈이 예정돼 있어 업체 간 출혈경쟁은 심화 할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 센트럴시티점, 현대백화점면세점 무역센터점, 탑시티면세점 신촌역사점이 올해 연말 영업을 개시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일부 신규 면세점들은 송객수수료를 앞 다퉈 20~25%까지 올리며 경쟁적으로 보따리상을 유치하고 있다”며 “사드 보복이 완화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회복될 때까지 송객수수료는 계속 오를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소ㆍ중견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오히려 하락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대기업 면세점과 중소ㆍ중견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각각 1조957억원, 524억원이었다. 대기업 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2016년(8915억원)과 비교해 22.9% 증가한 반면, 중소ㆍ중견면세점의 송객수수료는 30.7% 떨어졌다. 중소ㆍ중견 면세점의 경우 기존 대기업 면세점과의 단체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한참 뒤쳐져 송객수수료를 인상할 여력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중소면세점 관계자는 “사드 보복 이후 단체 관광객 매출이 전무한 상황”이라며 “보따리상이 높은 송객수수료와 할인율을 제공하는 일부 업체에 몰리다 보니 중소ㆍ중견 면세점이 텅 비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했다.

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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