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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특사단 방북…당장의 결과보다 北변화 유도 단초되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대표로 하는 대북 특별사절단이 5일 평양으로 떠나 이틀간 일정에 들어갔다. 특사단은 북측 고위급 관계자들과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북-미간 대화 여건 조성 및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포괄적 논의를 하게 된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 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을 전하고, 그의 의지를 확인하는 게 역할의 핵심이다. 나아가 김 위원장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그 결과는 남북관계는 물론 북미관계 변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세계의 시선이 지금 평양으로 쏠리는 이유다.

문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특사단에 정 실장과 서훈 국정원장 두 명의 장관급 인사를 포함시켰다. 상황이 엄중한 만큼 그 역할이 막중하기 때문이다. 특히 특사단 대표에 미국통 외교전문가인 정 실장을 포진시킨 것은 적절한 인선이라고 본다. 그 자체만으로도 북미 관계에 상당한 무게를 두고 있다는 메시지가 되는 셈이다. 게다가 서 원장은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을 기획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문 대통령으로선 동원 가능한 인적 자원을 모두 가동한 최선의 특사단을 꾸린 셈이다.

특사단에 거는 기대가 크고 역할이 중요한 건 분명하다. 하지만 당장 만족할만한 결과를 가져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나친 기대는 하지 말자는 것이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핵을 사실상 포기하는 비핵화 전제 대화에 응할 턱이 없다. 김 위원장이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한 게 불과 얼마전이다. 국제사회의 제재와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겨우 완성한 핵을 쉽게 내려놓을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되레 특사단 이야기가 나오는 와중에도 “대화를 구걸하거나 미국의 군사적 선택을 피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경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원칙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특사단이 의미있는 결과를 도출하기는 어렵다.

북한의 비핵화 전제 없이는 북미는 물론 남북대화도 의미가 없다는 사실만이라도 명확히 전달한다면 일단 그 임무는 다한 것으로 봐야 한다. 그리고 북한의 태도 변화를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이다. 김 위원장과 북한 당국도 대화의 분위기를 어떻게든 활용하고 이어가도록 더 노력해야 한다.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를 벗어나는 길도 대화의 문이 열려 있어야 가능하다. 당장 핵 포기를 선언하지는 않더라도 핵 실험 중단 의사만 표명해도 엄청난 변화를 실감할 것이다. 특사단 왕래가 그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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