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폭로’ 이틀만에 천주교 공식사과
수원교구장 신도들에 사죄서한

천주교 수원 교구 소속 신부가 해외 선교지에서 자원봉사중인 신도를 성추행하고 성폭행까지 시도했다는 폭로가 제기된 가운데 이용훈 수원 교구장이 25일 신도들에게 사죄 서한을 보냈다. 폭로가 나온지 이틀만이다. 폭로 즉시 정직처분을 내린데 이어 교구 차원에서 공식 사과한 것이다.

이용훈 교구장은 ‘수원교구민에게 보내는 교구장 특별 사목 서한’을 통해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번 사태에 대해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교구장은 “먼저 교구장으로서 사제단을 잘 이끌지 못한 부덕의 소치로 이러한 사태가 벌어져 그동안 깊은 상처를 안고 살아오신 피해 자매님과 가족들, 그리고 교구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며 “앞으로 그릇된 것들을 속죄하는 마음으로 바로잡아나가겠다”고 했다. 더불어 사제들에 여성인권 교육프로그램을 의무 이수 등 사제단 쇄신 계획도 밝혔다.

그러나 이 주교 서한에는 가해자로 지목된 신부에 대한 징계위원회나 사제직 박탈 등 징계 언급은 없었다. 또 피해자가 요구한 교구내 성폭력 전수조사에 대한 답도 제시하지 않았다. 해당 신부가 주임신부로 있던 성당은 지난 25일부터 오는 3월 2일까지 임시 폐쇄된 상태다.

한편, 천주교에서 시작한 ‘미투’ 움직임이 다른 종교계로 번질지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개신교계에서는 오는 3월 2일 ‘교회 내 성폭력 생존자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7월 기독교반(反)성폭력센터를 개소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가 주최한다. 김희애 교회개혁실천연대 사무국장은 “과거에는 교회 내 성폭력 당사자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였는데 최근 미투 열풍이 불어닥친 후 오래전 성폭력을 경험했던 당사자들의 제보가 잇따르고 있다”며 이번 행사도 이런 분위기에 힘입어 마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말하기 대회는 일반인은 물론 언론에도 비공개로 진행되며, 센터는 이날 행사에서 나온 피해자들의 경험담과 추가로 접수되는 제보들을 엮어 사례집으로 발간할 예정이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