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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굿바이 평창⑥]‘風風風’ 때문에 울고 웃은 평창
- 키워드로 본 평창 동계올림픽
- ‘강풍’ 변수ㆍ쏟아진 신기록ㆍ‘평화’ 메시지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17일간의 대장정이 마무리됐다. 이 기간 평창 동계올림픽은 숨 돌릴틈 없이 진행된 경기 속에 많은 뒷이야기와 에피소드를 남겼다. 그 중 몇 장면을 세 가지 바람(風)으로 요약했다.

▶평창을 덮친 强風(강풍)=예측할 수 없는 짓궂은 날씨가 올림픽 대회장을 덮쳤다. 대회 둘째날 예정이었던 알파인스키 남자 활강은 강풍 탓에 15일로 연기됐다. 이에 따라 연쇄적으로 대회 일정이 밀렸다. 당초 15일로 계획됐던 남자 슈퍼대회전은 하루 뒤에 열렸다.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은 예선전이 아예 취소됐다.

여자 대회전 역시 초속 5m 안팎의 바람이 이어지고 기온도 영하 17도 가까이 떨어지면서 15일 연기 개최됐다. ‘배추보이’ 이상호가 한국 스키 사상 첫 메달을 땄던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은 예선전과 결승전이 하루 안에 모두 치러졌다. 이 밖에 23일 예정됐던 알파인스키 여자 복합은 하루 당겨 실시됐다.

변화무쌍한 바람에 대응하는 것이 주요 변수로 등장했다. 경기 일정에 맞춰 컨디션을 조절했던 선수들은 체력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또 활강 속도가 시속 150㎞에 육박하는 스키 종목의 특성상 바람은 선수들의 기록도 좌우했다.

부상자도 속출했다. 호주 여자 스노보드 대표 테스 코디는 연습 중 부상으로 경기 출전이 무산됐다. 그는 “강풍 때문에 넘어져 전방십자인대가 끊어졌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올림픽 선수단(OAR) 소속 파벨 트리키체프는 알파인 스키 복합 활강 경기 도중 충돌로 부상을 당했다.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는 불꽃이 하늘을 수놓고 있다. 연합뉴스

▶우수한 빙질 덕에 쏟아진 新風(신풍)=흥행뿐만 아니라 기록에서도 최고 수준의 올림픽이었다. 빙상 종목에서는 우수한 빙질 등으로 세계 신기록 3개, 올림픽 신기록 25개가 쏟아졌다. 스피드스케이팅에서는 올림픽 신기록 6개가 나왔으며, 쇼트트랙에서는 3개의 세계 신기록 포함, 15개의 올림픽 신기록이 나왔다.

이는 밴쿠버 올림픽(세계 신기록 2개ㆍ올림픽 신기록 21개)과 2014 소치 올림픽(올림픽 신기록 11개)의 신기록 수치를 뛰어넘는 성적이다.

경기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빙질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조직위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경험을 가진 아이스 메이커가 지휘해 최상의 빙질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한국 선수 중에는 여자 쇼트트랙 계주팀이 돋보였다. 이들은 3000m 계주 준결승에서 주자 1명이 중심을 잃고 넘어졌으나, 4분06초387이라는 새로운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최민정은 500m 예선에서 종전 올림픽 신기록을 0.002초 앞당겼다. 그는 이 신기록을 준결승에서 한번 더 앞당기기도 했다.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에서 북한 선수단이 렴대옥을 선두로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세계에 ‘평화’ 메시지 전한 北風(북풍)=북한은 이번 대회에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인 22명을 참가시켰다. 또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등 국제 종합대회서는 처음으로 남북 단일팀이 구성됐다. 역대 네 번째이자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선수권 대회 이후 약 12년 만에 북한 응원단도 한국을 방문했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이 남쪽 땅을 밟아 ‘백두혈통 첫 방남’ 기록도 남겼다.

정치적 논란 속에서 성사된 일들이지만 평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1년 만에 성사된 남북 공동입장은 전 세계에 감동을 선사했다. 남북 단일팀의 두 차례 걸친 골은 국민들의 마음에 시원한 한 방을 선사했다. 15년 만에 방남한 북한 예술단의 공연도 많은 호응을 얻었다.

kwat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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