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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리아는 어떻게 21세기 최악의 학살장이 됐나

  • 기사입력 2018-02-2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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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시리아에서 21세기 최악의 학살이 벌어지고 있다. 자국 내 정치ㆍ종교 갈등과 국제 동맹 관계의 혼란 속에서 수년간 전쟁이 이어지면서 민간인을 포함해 수십만 명이 죽고 수백만 명이 집을 잃었다. 포화와 살육의 끝은 보이지 않는다. 강대국과 주변국의 이해다툼 속 ‘방관자’였을 뿐인 국제사회는 뒤늦게 사태해결에 나섰지만 무기력하다.

시작은 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1년 3월 시리아 국민은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에 맞서 반정부 시위에 나섰다. 정부가 ‘아사드 정권이 무너질 것’이라는 낙서를 한 10대 소년들을 잡아다 고문한 것이 민심을 자극했다.

민주화 요구에 정부군이 무력으로 대응했고 시민들은 무장했다. 이슬람 내 종교적 갈등도 결합됐다. 정부군과 반군의 전쟁은 시아파(정부)와 수니파(반군)의 대결이기도 했다. 시아파의 일파인 알라위파가 정부권력을 장악했지만, 다수는 인구의 70%를 차지한 수니파였다. 

[사진=EPA연합]


시리아 정부라는 공통의 적을 뒀지만, 반군도 곧 수니파 아랍과 쿠르드족으로 분리됐다. 이 가운데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등장했다. IS가 시리아로 세력을 넓히면서, 자치국가 수립을 도모하던 시리아 내 쿠르드 민병대(인민수비대ㆍYPG)와 충돌했다.

IS의 세력확장은 미국과 유럽연합(EU), 이란, 터키 등을 시리아의 땅으로 불러들이는 계기가 됐다. 이들 국가의 연합군은 IS를 격퇴했지만, 저마다 이유로 시리아에 남았다.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권을 지지하자 미국은 이를 견제하려고 반군을 지원했다. 이스라엘도 반(反)이란 전선에 가세했다. 터키는 자국 내 쿠르드족 분리운동을 자극할 수 있는 YPG를 테러단체로 규정하고 공격에 나섰다. IS 소탕으로 미국에 협력했던 YPG가 미국 동맹인 터키와 총구를 겨누며 시리아 사태는 ‘적’도 ‘아’도 없는 싸움이 됐다.

각국이 정치놀음을 하는 동안 시리아 국민의 삶은 무차별적으로 유린당했다. 유엔, 시리아인권관측소(SOHR) 등은 내전 발발 이후 25만~47만명이 사망했을 것이라고 추산했다. 시리아정책연구센터에 따르면 2010년 70.5세였던 시리아인의 평균 수명은 2015년 55.4세로 줄었다.

그중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반군 지역인 동(東) 구타는 ‘아비규환’이다. 주민 40만명이 사는 이 지역은 2013년부터 시리아 정부군에 포위됐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밤부터 시작된 시리아 정부군의 무차별 공습에 24일까지 사망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이런 상황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4일에서야 동구타에 대한 30일간 휴전 결의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당장 구호물품 전달과 응급 의료 등 인도주의 지원에 나설 길이 열렸지만, 결의안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미지수다.

시리아 사태와 관련해서는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던 러시아의 움직임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이다. 앞서 러시아는 이번 휴전 결의안에 대해서도 난색을 보이며 표결을 지연시켰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샤마노프 러시아 하원 국방위원장은 22일 “시리아 국민을 도우면서 200가지 이상 새로운 유형의 무기를 시험했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속내가 드러난 셈이다.

시리아가 만성적 분열ㆍ무정부 상태에 빠져들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의 제임스 겔빈 중동학 교수는 “시리아에도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정부가 생기겠지만, 그 정부는 소말리아처럼 재임하되 전 영토를 통치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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