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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우 때부터 ‘단련’, 두 달만 버티자는 생각”…보릿고개 숨가쁜 GM대리점
- 손님 없이 파리만 날리는 대리점…계약 취소도 속출
- 1월 판매실적, 전년比 32.6% 급감
- 영업사원 “노조가 사태 야기…신차 투입되면 상황 나아질 것” 한숨 속 기대감도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대우 사태 때도 보릿고개 많이 겪어봤습니다. 이번 달과 다음 달만 버티면 신차도 투입되고 어떻게든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입니다.”

21일 서울 강동구의 한 한국지엠(GM) 쉐보레 판매대리점에서 만난 대리점주는 다소 지친 기색을 보이며, 신차 투입만이 유일한 희망임을 내비쳤다.

군산 공장 철수 논란에 가려졌지만, 소비자 지근거리에서 판매 부진에 따른 직격탄에 시달리고 있는 영업 현장은 깊은 한숨이 끊이지 않는 모양새였다.

서울의 한 쉐보레 판매대리점

끊임없는 한국지엠(GM)의 ‘철수 논란’에 고객 이탈까지 속출하며 전국 300여개 쉐보레 대리점에서 근무 중인 현장 영업맨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계약을 진행했다 취소하는 고객이 있는가 하면, 철수 우려로 구매를 미루다 타사로 넘어가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 한국지엠의 지난달 판매량은 철수설이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해 같은달 보다 32.6% 급감했다. 작년 1월 1만1643대에서 올해 1월 7844대로 4000대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자가 찾은 쉐보레 대리점들 대부분은 손님 한 명 없이 ‘파리만 날렸다’. 많게는 수백만원의 할인에 영업사원 자체 서비스제공까지 약속했지만, 한국지엠의 차량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은 별로 없었다. 서울 광진구의 한 쉐보레 대리점은 인근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경찰만이 그 시간의 유일한 방문객일 정도였다.

광진구 대리점 영업사원은 혹시라도 판매에 부정적 영향이 있을까 말을 아끼면서도 “철수설 때문에 A/S를 걱정하는 고객들이 계약을 취소하는 경우가 한두 건이 아니다”며 한숨을 삼켰다. 군산 공장 폐쇄 및 철수설로 인한 피해가 막심한 듯 보였다.

서울 서대문구의 쉐보레 대리점 영업사원도 “매장을 찾는 고객들마다 철수 여부를 물어봐 기사를 출력해 고객들에게 나눠준지 오래”라며 “그럼에도 고객 상당수가 계약을 취소하거나 구매를 미루고 있다”고 전했다. 벌써 작년 7월부터 8개월 넘게 이어진 철수 논란은 군산 뿐 아니라 영업 현장에도 커다란 악재였다.

상황이 이렇지만 본사 사정이 어려워 지원금도 기대하긴 어렵다. 한국지엠 본사 관계자는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잘 알고 있지만, 우리도 뾰족한 수가 없다”며 “다같이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라고 말끝을 흐렸다.

현장 영업사원들은 노조에 원망을 쏟아내는 한편 신차 투입에 대한 희망을 내비치고 있다.

또 다른 대리점 영업사원은 “본사가 철수한다면 우리부터 가만 있지 않을 텐데 아직까지 그런 기미가 없지 않느냐”며 “(이같은 사태가 빚어진 건) 노조 탓도 분명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군산공장 가동률이 20%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높은 연봉을 챙기는 것이 이번 사태를 키웠으며, 따라서 이같은 고임금 구조가 깨져야한다는 것이 이 영업사원의 생각이었다. 그는 이어 “노조에서 협조를 해주면 상황도 나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동구 대리점주도 “우린 이미 군산공장 철수를 전달받아 알고 있었다”면서 군산공장 가동률이 20%에 불과했던 만큼 정상화를 위해선 철수가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서둘러 이번 사태가 마무리되기를 바랐다. 이어 그는 “두 달 정도면 신차 2종이 투입될 것”이라며 신차 투입이 예정대로 진행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상황이 어려운데) 회사에서도 그렇게 하지 않겠느냐”며 바람을 드러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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