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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M 군산공장 폐쇄…불똥 튄 유통업체들“남일 아니네”
군산 인구 20% 5만명 공장 폐쇄 영향권
‘쇼핑 센터’役 롯데마트·이마트 피해 클듯
4월 개장 앞둔 롯데아웃렛도 악재에 고민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따라 지역경제 붕괴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지역상권에 의지하고 있는 유통업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네럴모터스(GM)는 한국GM 군산공장을 올해 5월 말까지 완전히 폐쇄하고 한국 모든 사업장의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접수한다고 지난 13일 발표한 바 있다. 이 계획이 실행되면 직원과 협력업체 근로자가 하루아침에 길거리로 나앉는 건 물론 소비심리 위축, 지역상권 몰락 등 경기침체 도미노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근 폐쇄가 결정된 GM 전북 군산 공장 주변 음식점에 매매 현수막이 붙어 있다. GM 군산공장 폐쇄로 군산 유통업체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유통업체들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21일 유통가에 따르면, 현재 군산에는 롯데마트와 이마트가 있다. 롯데마트 군산점은 최대 번화가인 수송동에, 이마트 군산점은 경암동에 위치해 있다. 군산에는 복합쇼핑몰, 백화점, 아웃렛 등 대형 상업시설이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문화센터, 대형서점, 놀이방 등 문화 시설과 약국, 사진관, 푸드코트 등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대형마트가 사실상 ‘쇼핑 센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만큼 지역경제 의존도가 높아 피해가 클 수 밖에 없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전주와 익산은 백화점, 아웃렛 등 주요 상업시설과 유명 관광지가 있어 방문객이 타 지역에서 유입되고 상권의 범위도 넓다”며 “반면 군산은 자동차 산업과 조선업에 뿌리를 둔 지역경제 중심 상권으로, 군산공장이 폐쇄될 경우 인구 유출이 가속화돼 상권이 위축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현재 한국GM 군산공장 근로자 숫자는 도급업체 195명을 포함해 2040여명이다. 군산공장과 인근 130여곳의 부품협력업체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 1만700여명을 포함하면 총 1만2740여명이 이번 공장폐쇄로 직간접적인 실직사태에 놓였다. 이들의 가족까지 합치면 군산 전체 인구의 5분의1에 이르는 5만명 이상이 공장 폐쇄의 영향권에 있다.

군산공장 폐쇄는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에 이어 7개월 만이어서 지역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더욱 크다. 당시 50개가 넘는 협력업체가 폐업했고 생산직 근로자 5000여명이 순식간에 일자리를 잃었다.

노동자들이 떠난 직후 롯데마트 군산점과 이마트 군산점의 매출도 소폭 하락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당시 군산조선소의 인력 감축이 점진적으로 이뤄져 매출 영향이 크지는 않았지만 이번 군산공장 폐쇄 후폭풍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GM이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분의1정도인데, 공장이 실제로 폐쇄되면 지역 경제의 근간이 흔들리게 된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롯데아웃렛 군산점은 오는 4월 오픈을 앞두고 있다. 영화관과 판매시설을 모두 갖춘 복합쇼핑몰 형태로 조성되지만 개장 초기부터 주요 소비층이 빠져나가는 악재에 직면하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도 군산공장 폐쇄에 따른 파급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자동차 산업은 제조업 생산 유발과 고용 효과가 가장 큰 산업으로, 군산공장이 폐쇄되면 대량 실직 사태가 발생해 유통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며 “기존 고객이 10명이라고 가정하면 이중 2명은 지갑을 닫아 소비가 얼어붙고, 유통업체의 매출도 감소해 지역경제가 피폐화 될 것”이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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